그런데 언젠가부터 못 갔다. 일상을 누릴 수 없는 상황이 왔다. 그것은 아주 갑작스럽게도 아이가 아프면서 시작되었다. 아이가 좋아하던 딸기 생크림 케이크와 지렁이 모양의 젤리를 먹지 못하게 되니 나도 못 먹었다. 아니, 안 먹고 싶었다. 외부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 집에서 조리한 음식도 2시간 이내에 섭취 가능했으며, 채소와 양념장 등 모든 식재료는 익혀야했고 건강에 좋다는 버섯, 유산균 등도 금지 식품이 되었다.
그 흔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일상을 경험하고 나서야 그 시간이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곁에 있던 사람이 없을 때 비로소 그 존재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처럼 부족한 경험을 하고 나니 부족함이 없었던 시간의 소중한 것을 알고 감사하게 되었다.
누구나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온 순간들에 대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결코 잊지 않고 기억될 순간들이다. 그땐 그 시간이 괴로웠고 견뎌내는 것 밖에 할 방법이 없었지만, 그 시간의 힘이 살아가며 마주할 어려운 순간을 견뎌내는 힘이 된다는 것을 안다.
삶을 살아간다는 건 그 시간에 젖어드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