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산자락에서 깊이 숨을 들이마시는 버릇이 생겼다.
루클라까지 비행기를 탈 수 없어서 사흘을 종일 걸어 팍딩까지 가게 됐는데, 휴대폰도 되지 않는 곳에서 유독 가족이 그리웠다. 팍딩에서 휴대폰이 터지던 순간,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어머니의 메시지였다. 밤길까지 헤메며 헤드 랜턴 하나에 의지해 낯선 산자락을 걸어야 했던 공포와 안도, 그리움이 걷잡을 수 없을만큼 밀려왔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가까이 다가갈 수록 고향에 대한 향수는 더욱 커졌다. 모국어를 나눌 수 없는 답답함과 외로움이 추위나 고산병보다 견딜 수 없을만큼 괴로웠다. 몇 번이고 하산할까를 생각하고, 가이드에게 징징거렸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있는 숨을 아주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 뿐. 고산병을 이기기 위한 방책이기도 했지만, 그렇게 하면 낯선 공기 속에서도 익숙함을 찾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내가 마시는 이 숨결에 지구를 떠도는 내 가족, 사랑하는 친구들의 숨이 섞여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면서 마음을 다독이곤 했다.
그곳의 버릇이 그대로 이어진 걸까. 지금도 누군가 그리우면 있는 힘껏 숨을 들이마신다. 내가 보지 못하는 그들의 흔적이 함께 공유될 거라 믿으며.
당신들은 지금 들이마시는 숨에 어떤 의미를 두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