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친근한 신개념 유산소 운동
책을 써 보기로 마음먹은 시점이 고무줄놀이 유산소 운동을 시작하기로 한 시점이었다. 그전까지는 집에서 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 위주의 운동을 주로 했었는데 층간 소음 이슈 때문에 대부분 근력 운동과 스트레칭 위주였었다.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세 번의 출산을 거치면서 몸이 많이 망가졌었기 때문이다. 살이 찌는 것은 물론이 고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통증 조절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트리거 포인트 위주로 풀어주면서 스트레칭과 가벼운 근력운동 위주로 했었는데 어느 순간 요령을 부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 누워서 하는 운동만 찾아서 하려고 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살은 좀처럼 빠지지 않았고 운동 방법에 회의가 들 때쯤이 그래도 유산소 운동이 필요하겠구나 생각하게 된 시점이었다. 역시 기본이 되는 유산소 운동이 빠지니 몸이 나아지는 속도가 너무 더디었다. 애써 외면하려고 했던 유산소 운동이라는 기본적인 운동을 어떻게든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유산소 운동이 중요하고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홈트레이닝 영상 속 유산소 운동들은 가령 재미있게 한다고 해도 끝까지 하기가 힘들었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예측성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았다. 숫자를 세는 카운팅 만으로는 이 힘든 운동을 버텨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부족했다. 음악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찰나, 불현듯 예전에 미친 듯이 했던 고무줄놀이가 생각났다. 고무줄놀이라면 지금 현재 하고 있는 모든 고민들을 단번에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서둘러 고무줄놀이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한번 더 놀라게 된다.
당연히 전통 놀이라는 명분 하에 누군가에 의해 어딘가에 정리가 굉장히 잘 된 상태로 보존되어 있을 줄 알았다. 지역별, 연도별 특성과 고무줄 방법 등이 어딘가에 정리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런 자료를 찾아보기가 힘들어서 충격이었다. 갑자기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의 파편들이 매우 소중해졌고 시간이 지나서 달아날까 너무 두려웠다. 앞으로 인구수도 줄어가는데 점점 더 잊혀 갈 일만 남을 것 같았다. 맘 카페의 글들을 봐도 딸과 고무줄놀이를 해보려고 하는데 방법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글의 댓글에도 추억을 소환시켜줘서 고맙다는 글 이외에는 따로 정리된 내용이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지역마다 대단히 다를 줄 알았던 고무줄놀이가 신기하게도 거의 비슷했다는 사실에 놀랐다.
나는 체육인이나 전통놀이 연구원도 아니지만 그 시대에 고무줄놀이는 온몸으로 즐겼던 산 증인으로서 추억의 한편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도 값진 고무줄놀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기로 했다. 사심을 가득 안은 채 잊혀 가는 고무줄놀이에 대한 아쉬움을 기록으로나마 달래 본다. 동작을 표현함에 있어서 글이라는 도구는 다소 부족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영상에서 다 보여주지 못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매력’을 알리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도구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동작들을 글로 기록하는 것이라 표현에 있어서 부족하다고 느꼈고 그림이 필수라고 생각했다. 그림을 그리는 데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동작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구도를 잡았고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동작들을 구분해서 기록하기 시작했다. 추후 동영상도 마지막에 첨부할 계획이 있다.
처음에는 <도깨비나라>와 <이슬비>를 합쳐서 10개의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했었는데 직접 뛰어보니 너무 빙글빙글 돌거나 기교가 많은 동작은 소화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퇴고를 하면서 <도깨비나라>와 <이슬비>는 빠지게 되었다. 아무래도 유산소 운동에 초점을 맞추려다 보니 어지러운 <도깨비나라>와 감기 기교가 많은 <이슬비>는 유산소 운동이라는 주제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신이 알고 있는 고무줄놀이 노래로 자신만의 고무줄놀이 유산소 운동 프로그램을 계획하여 만들어서 진행해도 재미있을 것이다.
고무줄놀이는 혼자 해도 재미있고 여럿이 하면 더 재미있다. 그리고 유산소 운동으로서도 매우 훌륭하다. 실제로 살이 빠지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게다가 유연성과 민첩성, 그리고 근지구력까지. 얼마 전 세계인들의 우리의 전통 놀이에 대한 관심을 지켜보면서 우리의 고무줄놀이가 우리나라뿐 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알려질 수도 있겠다는 꿈을 꾸어 보게 되었다. 우리가 모두 산 증인이다. 어릴 때 땀 흘리며 울고 웃으며 뛰었던 고무줄놀이가 중국의, 일본의 놀이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모두는 한때 집 앞 골목에서는 제일가는 고무줄놀이 고수였지 않은가. 단지 지금은 조금 기억이 나지 않을 뿐, 추억이라는 강력한 동기부여의 힘으로 앞으로 깨어날 일만 남았다. 혼자 뛰기에는 아무래도 좀 외로웠다. 이제 그 추억의 열차에 다 같이 탑승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