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비스 개발과 마케팅을 위한 UX
궁금한 게 있으면 검색어 입력창에 키워드를 넣어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어떤 단어를 넣느냐에 따라서 궁금증은 바로 해소되기도 하고, 10분 넘게 헤맬 수도 있다. 그렇다보니 알고 싶은 것을 잘 찾기 위해서는 어떤 키워드를 검색어 입력창에 넣을지 고민을 해야 한다. 이미 20년간 우리는 검색창에 익숙해져서 어떤 키워드를 넣으면 될지 대략 감으로 인지하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검색창이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까? 최근 제2의 검색으로 주목받는 AI Assistant는 음성을 이용해 대화를 하는 방식이나 자동화된 추천의 형태로 우리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AI Assistant를 통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얻고 서비스를 제공받으려면 어떻게 익숙해져야 할까.
쇼핑몰을 이용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일전에는 전화로 고객지원센터에 연락하거나 이메일로 물어보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챗봇을 통해서 문자로 상담을 하고 즉각 답을 얻는다. 게다가 쇼핑앱을 실행하면 평소 관심을 갖던 제품이나 조만간 구매를 해야 하는 생필품들이 추천되어 보여진다.
스마트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때는 ‘AI를 호출한 후’, “비올 때 듣기 좋은 음악 들려줘”, “2000년대 인기있던 발라드 가요 들려줘” 이렇게 음악 선곡을 청하게 된다.
구글의 네스트 헬로라는 도어벨을 누르면 내 스마트폰으로 집 앞에 방문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서 등록해둔 가족인 경우 누구인지와 함께 알람으로 알려준다. 초인종 앱을 실행해서 방문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문을 열어줄 수 있다. 네스트 캠을 이용하면 인식할 수 없는 사람이 카메라 앞에서 어슬렁거릴 때에 네스트앱을 통해서 알려주고 자동으로 클라우드에 녹화할 수 있다. AI를 통해 사람 얼굴을 인식하고 평소와 다른 움직임이나 행동, 소리가 날 때 위험으로 인식해 미리 설정해둔 사용자에게 알람이 가게 된다.
AI Assistant로 집안의 가전기기 등을 연결해두면, 저녁 퇴근 전에 스마트폰에서 “나 곧 집들어간다.”라고 호출해서 집안 온도가 25도에 습도를 60%로 맞추기 위해 에어콘, 히터, 공기청정기, 가습기 등이 자동으로 동작되고 거실은 밝고, 안방은 어두운 조명이 켜지고 커튼을 쳐지도록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AI를 이용하면서 겪게 되는 경험들이다. 검색창에 무엇을 입력할까 고민하는 것보다 더 편하게 AI를 이용할 수 있지만 아는만큼 사용할 수 있다. AI는 자연어 검색을 지원하기 때문에 일상적 대화를 하듯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요청하면 된다. 찾고자 하는 정보의 핵심 키워드를 하나의 단어로 검색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좀 더 자세하게 원하는 것을 표현해야 만족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음악앱으로 음악을 선곡하는 것과 AI를 호출해서 음악을 들을 때에는 그 경험이 다르다. 음악앱에서는 인기 TOP 100을 누르거나 평소 즐겨듣던 가수나 앨범을 키워드로 검색해서 듣는다. 반면 AI를 이용할 때에는 비올 때 듣는 음악이나 2000년대 국내에서 인기였던 OST 음악 등을 요청해서 듣게 된다.
집안 습도가 40% 밑으로 떨어지면 가습기를 60%로 가동하고 공기청정기는 꺼두었다가 습도가 50%로 오르면 가습기를 끄고 집안 미세먼지가 나쁘면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도록 하려면 이들 기기들을 AI에 미리 등록해두고 이런 개인 설정값을 기록해둬야 한다. 지금 출근하면 얼마나 막히는지 알려면 미리 회사와 집의 주소를 AI에 등록해둬야 한다. 이렇게 AI를 편하게 이용하려면 사전에 설정하고 기록해둬야 할 것들이 있다.
AI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사용자만 인식해야 하는 것이 있는 아니라 서비스 업체도 더 나은 AI의 사용 경험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음악을 들려달라는 다양한 사람들의 자연어 요청에 응답을 하려면 각각의 음악별로 메타 데이터를 정의해서 해당 음악을 다양한 상황에서 선곡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내비게이션에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해달라고 했을 때, 기계적으로 가장 최단거리나 막히지 않는 길을 추천하는 것을 넘어 차량의 연료 잔량을 확인해 이동 경로 중 주유소가 없는 곳은 피해가도록 하거나 산간 오지 경로라 인터넷 연결이 안되는 불상사를 피해서 안내할 수 있도록 차량 상태, 주유소 위치, 인터넷 미접근 지역 등에 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같은 음악을 듣고 정보를 안내하더라도 검색어로 연결하는 것과 AI로 만나게 되는 과정이 다를 것이다. 그런만큼 사용자와 사업자 모두 AI를 이용한 더 나은 서비스 경험을 위해 인식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특히 대중 소비자와 만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은 웹에서 홈페이지를 만들고, 검색에 자사 홈페이지를 연동하는 것처럼 AI에 어떻게 자사의 서비스를 연결하여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것인지를 고민헤야 한다.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하고 가판대에 물건을 진열하는 것과 인터넷 쇼핑몰에 상품을 등록하고 이를 추천하고 상품 검색에 연결하고 SNS에 홍보하는 것이 다른 것처럼 AI에 서비스와 상품을 연결시키는 것은 다르다. AI를 이용해 사업을 하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