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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제이 Nov 04. 2020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일

그래도 문득, 지금 이순간이 내가 지나온 그 어떤 어려웠던 시간보다는 조금이라도 낫다는 기분이 든다. 


사실 그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 언제였냐고 묻는다면 그 또한 명확하지는 않다. 유학생활을 할 때였는지, 졸업이 늦어져서 발을 동동 구를때였는지, 신생아를 키울때였는지, 아이를 키우며 일을 할 때였는지. 그저 어렴풋이 그때 참 고생스러웠다고 떠올리는 순간들이 없지는 않지만, 그 시간을 지나 어쨋든 여기까지 왔다. 버텨내었든 간신히 빠져나왔든 어느덧 과거가 되어있음에 안심한다. 


저녁먹은 상을 치우다가, 샤워를 끝낸 애들 잠옷을 꺼내주다가, 산책길에 동행해준 반려견과 걷다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스웨터를 꺼내다가, 또는 고개를 들어 남쪽으로 날아가는 한 무리의 새를 보다가,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기분이 드는건 다행스럽고, 감사할 일이다. 


나라는 사람도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것 같고, 내 삶도 그리고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도 점점 괜찮아지는것 같다. 아이들이 빨리 크고 있구나 문득 느낀다. 




커버이미지 Photo by Roma Kaiuk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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