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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이제이 Nov 27. 2020

나에게 생기는 일들


마트에서 장보던 카트 잃어버리는 사람 있으면 손 .. 바로 나다.


나는 보통, 카트를 통로에 세워두고 몸만 쏙 하니 들어가 필요한 물건을 집어와서 카트에 넣는 식으로 장을 보는데 (카트 이리저리 운전하고나면 이제 어깨와 팔이 아프더라구요), 물건을 집어들고 내 카트가 주차되어있던 곳으로 돌아왔는데 카트가 사라진거다. 아 뭐지. 


그렇게 사라진 카트는 한번은 계산대 근처에 버려진것을 목격했고, 또 한번은 영원히 찾지 못했다. 그때는 장보기 초반, 그러니까 물건 서너개 집어 넣었던 카트라 빨리 포기하고 다시 장을봤다.


그런데 어제는!!! 대형마트 코oo코에서 장을 카트 가득히 보고 잠시 주차해둔 뒤에, 냉동만두를 사러 갔다 왔더니 내 카트가 “또” 사라졌다. 포기하고 다시 장을 보기엔 이미 시간과 힘과 정열을 너무 많이 투자하기도 했고 나중에 그 카트 치우려면 직원분도 짜증나실것 같아, 만두봉지를 손에 들고 각 통로마다 돌아다니며 카트를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한 다섯번째 통로를 지났을때쯤인가, 한 할어버지가 내 카트옆에 서 계시는걸 발견. 마지막에 넣었던 바게트빵이 삐죽이 나와있는걸 보니, 화장실휴지 한팩이 카트 아래층에 놓여있는것을 보니, 내 카트가 확실하다  … 흠 .. “excuse me!”


할아버지는 그때까지도 그 카트가 본인게 아닌걸 모르시고 어리둥절하시더니, 깜짝 놀라시며 사과하셨다. 사과하실일은 아니고 그냥 나는 내 카트만 찾아오면 되는 것을.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자기 카트는 어디 있냐고? 물으시는데 .. 흠, 글쎄요 “good question!”


이후에도 질문이 꽤 많은 할아버지셨다. 니 카트에 있는 이 제품, 이거 맛있냐? 요거는 어떠냐? 내가 다른 브랜드 먹어봤는데 그건 좀 짜던데 ... 하며 내가 넣어놓은 물건을 하나 하나 물어보셨다. 거기서 또 할아버니, 이건 완전 강추! 꼭 드세요. 그리고 저건 제 생각엔 별네개? 하면서 잠시 신나서 대답하는 나는 또 뭐고. 잠시 내 본분을 잊고 할아버지와 거기 서서 코oo코 제품 품평회를 열었다. 


그러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카트를 돌려받자마자 또 잃어버릴까봐 뒤도 안돌아보고 급히 계산하고 나왔다. 그러느라 식용유도 깜빡하고 못사왔네.




커버이미지 by David Veksler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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