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는 여러모로 예민한 아이었다.
특히 잠을 잘 자지 못했는데, 침대에 누어서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잠을 못드는 경우가 허다했다.
책을 읽어주다가 노래를 불러주다가 불을 끄고 같이 누웠다가
머리를 만져주다가 옜날얘기를 해줘도 잠은 쉬이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마지막엔, 아이를 뒤에서 꼭 안고 둘이 모로 눕는다.
내 가슴과 아이의 등이 맞닿은 채로 잠시 정적이 흐르면, 아이의 숨소리가 들린다.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리고 입과 코로 숨을 내어쉬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나의 숨소리를 맞춘다.
아이의 숨은 나보다 조금 빨라서
나는 달리기를 조금 한 사람처럼 약간 가뿐 숨을 내쉬어야 자연스럽게 아이의 숨소리에 맞출수 있다.
내 팔로 아이의 몸을 그러모아, 양손으로 아이의 손을 살며시 쥔다.
다리로 둥그렇게 오므려서 아이의 다리를 꼭 안아준다.
아이 등 뒤에 꼭 붙어서 그렇게 두 사람의 숨소리를 하나로 맞추고 기다리면
내 손안에 고사리처럼 작은 손이 금세 따스해진다.
그러면 조금 지나지 않아 아이의 숨소리가 곤하게 들린다.
이제야 잠이 든것이다.
이제 몇달 후면 만 9살이 되는 아이.
가끔 아이를 내 양팔과 다리로 꼭 안으면
언제 이렇게 커버렸나 싶지만,
아이를 가득 안고 조용히 있으면
어릴때 침대에 누워 함께 쌔액쌕 숨을 쉬며 재우던 때가 떠오른다.
내 안에 쏙 들어가던
작은 아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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