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ear MANO Sep 25. 2015

설질 좋은 눈 오는날

여우눈사람



눈이 펑펑내리던 어제

지훈이는 소원하던 눈사람을 만들었다.


문득 어린 시절의 어떤 날

완성하지 못하고 부서진 내 눈사람이 떠올랐다.


아들은 한밤중 눈밭에 뒹굴게 허락해 줬다는 사실만으로 벙글벙글 신이 나서

성글성글 대충이지만 귀여운 눈사람을 만들고는 너무나 좋아한다.


부서진 눈사람에 슬퍼하던 과거의 어린 나는 아들이 되었고 

부서진 내 눈사람은 아들의 여우눈사람이 되었다.


눈밭에서 신이 난 아들과

어린 그 날의 나와

온동네가

눈사람 만드느라 난리법석인 밤이었다.




2015.01.19

매거진의 이전글 똥꼬와 메뚜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