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ear MANO Nov 17. 2019

뜨거웠던 여름, 첫사랑



뜨거웠던 여름,

뒷골목의 곰탕냄새와 초라한 내 처지에 올라왔던 청춘의 구역질과 그 날의 너.


눈부셨던 너와. 서툰 말과. 긴 침묵과. 쓸쓸한 미소와. 레몬소주와 알탕

가루가 되어버린 심장과 안면홍조

보지 않아도 보였던 너

멀리서도 진공이 되어 들려왔던 너의 소리와 몸짓


맥주를 사이에 둔 긴 침묵과 설렘.

그 날 끝끝내 말로는 하지 못했던 고백과

노란 초승 달빛아래 진동하던

'사랑해'라는 메세지와 함께

예쁘게 빛나던 새벽달


7년을 기다렸다던 너와.

설마하며 알면서 몰랐던 나


내가 아닌 것 같은 낯선 나와. 너와의. 첫사랑

내가 되어버린 너와. 너가 되어버린 나와. 우리의 첫사랑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과 공간과 그 사이를 메우던 공기들이

이제는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내 안 어딘가에 흩어져 버린.

나의 첫사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