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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ris Seok May 23. 2021

자존감이 높은 여자가 훈남을 쟁취한다

결국은 자존감의 문제

최근 예술가 니키리가 출연한 '유퀴즈'를 뒤늦게 시청했다. 그녀가 배우 유태오의 와이프라는 사실은 방송을 통해 알았다. 그들은 연상연하 커플로 니키리는 유태오 보다 11살이 많다. 사진작가로 뉴욕에서 명성을 얻은 예술가 니키리는 남편 유태오의 10년 넘는 무명생활을 견디며 전 재산을 잃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남편을 만류하며, "너의 소년미를 잃을 수 없다"고 말했다는 그녀. 

소년미가 남편이 배우로서 승부를 볼 수 있는 지점이라고 여겼던 그녀의 눈썰미는 정확했다. 15년의 긴 무명 생활 끝에 유태오라는 배우는 이제서야 빛을 보기 시작하고 있으니까. 


니키리가 방송 출연을 하기 전만 해도 '대체 유태오의 부인이 누구인가', '부인이 부럽다' 등의 시선이 대다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송 이후 댓글을 보면 '유태오가 부럽다'며 니키리에 대한 칭찬이 일색이다. 그녀는 '유태오의 부인'으로 불리기 이전에 자신의 분야에서 높은 성취를 이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지금의 유태오라는 배우를 만든 장본인이었다. 


세상의 험난한 파도를 홀로 맞으며 남편의 꿈을 지지해온 그녀의 지난 삶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니키리에 반하게 했다. 대체 어떤 여성이기에 저렇게 멋질 수가 있단 말인가? 



과거 잠시 알고 지냈던 한 친구가 생각난다. 내가 보기에 그녀는 얼굴도 예뻤고, 똑똑했고, 어디 내놓아도 빠지는 데가 없는 그런 친구였다. 그런데 그 친구와 대화를 이어나가다 보면 머릿속이 어지러워졌다. 그 친구가 내뱉는 말의 절반 이상은 자신에 대한 체념과 비판이었다. 


"난 너무 멍청해. 미래가 보이지 않아."


"내가 이러니 나쁜 남자들만 꼬이나봐."


"내 인생 어떡해...(한숨)" 


그런 종류의 부정적인 대사들만 그 친구의 입을 통해 흘러 나왔고, 나도 모르는 사이 나 또한 친구가 만들어놓은 프레임을 통해 친구를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처음엔 멋지게만 보이던 친구가 점차 안쓰럽게 느껴졌다. 친구의 부정적인 말들은 내게도 스며들어 친구가 가진 장점 보다는 단점이 부각됐다. 


설상가상으로 친구가 만나왔던 남자들은 대부분이 나쁜 남자였다. 친구는 남자들에게 이용당하는 과정에서 자존감이 바닥을 친 것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는 그 남자들을 잊지 못하고, 술을 마신 후에는 그들과의 연애 스토리를 레파토리처럼 반복했다. 



돌이켜 보면 친구의 문제점은 낮은 자존감이 아니었을까. 


친구가 스스로를 사랑해 주었더라면, 그리하여 자신이 가진 단점보다는 장점을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이었더라면 주변에서도 그 친구를 멋지게만 바라봤을텐데. 가진 게 참 많은 친구였기에 옆에서 지켜보는 내가 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스스로를 사랑한 후에야 타인으로부터도 사랑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처음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니키리가 빛나는 이유는 그녀의 높은 자존감 덕분이다. 그리고 그 자존감은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다. 그녀가 이뤄온 성취들, 삶을 바라보는 시선과 태도,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합해져 니키리라는 사람이 형성됐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어디서든 반짝반짝 빛난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그 반짝이는 별 같은 존재에 마음이 이끌린다. 


빛나고 싶다면 스스로를 사랑하는 일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꾸준한 노력을 통해서만 가능하기에 우리는 의식적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연습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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