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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릿 Jan 10. 2023

그림/ 해외에서 맞는 23년도

한국에 있을 때랑 똑같잖아

연말 연초는 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인 내 방에서 보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혼자 쓰기에는 넓은 킹사이즈 침대 위에서. 넓기만 해서 좋은 침대 아니고 전기장판이 24시간 돌아가는 넓고 따뜻한 침대다. 팔만 뻗으면 닿는 침대 바로 옆 수납장 위에는 따뜻한 보리차, 바로 까먹기 좋은 귤과 바나나, 간식거리를 가져다 뒀다. 비어있는 침대 구석에는 책과 태블릿, 노트북 그리고 충전기. 12월의 마지막날과 새로운 해의 1일을 맞이하기 딱 좋은 환경이다.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운 거실과 부엌은 나가지 않은 채 방에 갇혀서 시간을 보냈다. 베이킹을 한답시고 쿠키와 파운드케이크를 굽긴 했지만 침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서둘러 반죽을 하는 바람에 맛있게 나오진 않았다. 연초 선물용이었지만 그들을 생각하며 만든 마음으로 혼자 만족하며 다시 침대 위에서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고,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 고잉 세븐틴을 본다. 배가 고파지면 옆에 가져다 둔 다과를 먹고, 살짝(?) 배가 불러 노곤고곤 해지면 그대로 누워서 노래를 들으며 졸다가 일어나서 다시 책 읽기를 반복했다. (한국에 있을 때와 큰 차이가 없는 연말이지만, 두 달 넘게 휴가도 안 내고 일했는데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


그렇게 내리 이틀을 침대 위에서 보내니 몸이 무거워져 양심상 새해 첫날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오늘은 10일. 아직까지도 잘하고 있다. 초반 3일 정도는 허벅지랑 엉덩이 밑부분이 아파서 웃으며 걸었는데(나는 이런 고통이 느껴지면 웃는다) 이제는 괜찮아져서 또 한 번의 고통을 줄 계획도 세워뒀다. 방도 추운데 운동해서 열이나 발산해야지.


+) 22년 12월 31일, 와규를 넣은 값비싼 마라탕을 끓여 먹고 나이브스 아웃 2편인 글래스 어니언(Glass Onion:  A Knives Out Mystery)을 보면서 1월 1일을 맞이하였다. 한국에서보다 조금 더 조촐하게 보낼 것 같았지만 와규 전골로 플렉스. 회사 동료이자 친구인 J와 연말 알차게 보냈다!


++) 요르단에 올 때 엄마가 콧물을 닦든, 손을 닦든 꼭 필요할 거라면서 한지 손수건을 챙겨줬다. 나는 손수건을 챙기고 다닌 적이 없어서 '쓸 일이 있을까?' 했지만 하체는 따숩지만 상체 특히 얼굴과 목이 서늘한 방에서는 목에 손수건을 두르는 것만으로도 체온이 오르는 것 같다. 손수건을 목에 두르고 잠을 청할 때마다 엄마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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