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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지 않은 생명의 글 -고다 아야, <나무>

괴도 박둥둥의 월급루팡 도서리뷰

by 박둥둥

영화 <퍼펙트 데이즈>에 등장하여 요즘 화제가 된 고다 아야의 <나무>를 읽어보았다.

그녀가 <오층탑>의 작가 고다 로한의 딸이라는 건 모르고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문체가 아버지와 상당히 닮은 느낌이었다


에세이다.

그러나 친절하지 않다.

강한 뿌리로 땅을 얽어 쥐고 억세게 위를 향해 뻗어가는 나무처럼 때로는 더 많은 빛을 얻고자 자신의 몸 전체를 뒤트는 고통도 말없이 감내하는 나무처럼 그녀의 글은 거칠고 강하다. 나무로 만든 물건이나 공원에서 얌전히 관리받아 자라는 나무가 아니라, 그녀는 불편한 몸으로 야생의 나무들을 찾아다니며 그 속에서 아주 먼 옛날 나무와 생명의 근원을 같이 했던 사람들을 떠올린다.


영화에서 히라야마는 오래된 헌책방의 100엔 할인 코너에서 이 책을 발견하여 계산대로 가져가는데 그때 책방주인은 고다 아야가 너무 저평가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동감이다.

다만 번역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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