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봄 10k 훈련 프로그램은 금요일에도 중고강도 수준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혼자가 아닌, 모여서 운동하기로 했습니다. 오늘도 잠수교를 지나 반포 종합운동장 트랙입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시커먼 구름에 햇빛이 가려서 어제보다는 시원했지만 여전히 달리면 땀을 뻘뻘 흘리게 되는 날씨입니다.
30분 조깅. 1km 5분 50초 느린 페이스로 시작하여 한 바퀴씩 돌 때마다 속도를 올려 마지막에는 1km 3분 50초 페이스로 고정하여 30분을 채웁니다. 30분 조깅을 마치고 100m 질주 3세트로 심장 박동을 높입니다.
이어서 1000m 3세트입니다. 중간 휴식이 3분이라 넉넉한 편입니다. 3분 20초 페이스인데 랩 타임 때마다 80초 이내가 아닌 80초대를 기록하다 보니 3분 20초~3분 22초 대 정도 나옵니다.
쿨 다운으로 다섯 바퀴 정도를 달리고 따릉이를 이용해 집으로 복귀했습니다.
반포 한강공원 세빛 섬에는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이 붐볐습니다. 유명 아이돌 그룹 생일 파티를 하는 것 같았어요. 아침 시간이라 아직은 팬들보다 무대 행사 준비로 바쁜 직원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여름이 가까워지니 한강변에도 꽃보다는 초록빛이 점점 짙어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제 마음도 가볍습니다. 예전에는 겨울을 편애하고 여름을 싫어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겨울을 좋아하는 마음은 옅어지고 여름에는 관대해지고 있습니다.
아이가 등교 준비를 하는 동안 동네 용산 청소년센터 아침 자유수영입니다. 출근하며 아이와 함께 등교하기 위해 불과 10분 정도만 연습하고 나오지만 아쉬운 마음에 더욱 집중합니다. 오늘도 한 팔 차렷 자유형 드릴을 했는데, 등 근육을 이용해 물을 당기고 밀어내는 감각이 더욱 좋아졌습니다. 몸통을 먼저 돌리고 그다음 팔을 이용해 물을 당기고 밀어내는 느낌도 각 동작 별 분리하고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을 느낄 정도가 되니 어깨 부하도 덜한 것 같아 수영 마친 후 몸 상태가 좋았습니다.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학생 오케스트라단 연주가 있었습니다. 오늘만은 학부모들도 교문 출입이 허용되어 다 같이 관람했습니다. 아이들이 연주하는 모습에 그저 듣기 좋았습니다. 고학년이 되어야 테스트 후 오케스트라 단원이 될 수 있는데, 아내와 저는 우스갯소리로 "악기가 커서 아이들이 많이 하지 않는 첼로를 노렸는데, 의외로 첼로도 여자아이들이 많이 하는 것 같으니 콘트라베이스를 할까?" 얘기했습니다. 하지만 콘트라베이스 악기 가격을 검색하고 이내 마음을 접었습니다. 역시 부모의 욕망은 헛된 것입니다. 미술을 전공한 아내는 어렸을 적 악기를 못 배운 게 한이 되었는지 아이에게 어떻게든 악기 하나는 시키려고 하는데 아이는 완강하게 거부합니다. 저는 옆에서 지켜보기만 합니다. 그러고 보니, 콘트라베이스는 콩글리쉬 비슷한 것입니다. 콘트라바스 또는 더블베이스인데 재미있는 건 국어사전에도 콘트라베이스 단어가 실려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맞춤법 검사기에서도 콘트라바스가 틀렸다며 콘트라베이스 수정을 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