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의 힘을 믿는다
아이와 우편함 펜팔을 시작했다. 아빠가 편지를 써서 우편함에 넣어두면 아이가 유치원 오고 가는 길에 꺼내 읽고, 답장을 써서 다시 담아둔다. 몇 번 이런 식으로 해봤는데 아이도 좋아하고 나도 여러모로 장점이 있는 것 같아 제대로 펜팔을 하기로 했다. 1초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시대에 펜팔이라니, 묘하게 정겹다. 글을 쓰면 평소 대화로 담아내지 못했던 말과 생각을 정리하고 전달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구어가 아닌 문어는 나름의 논리가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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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매일 새벽 달리기를 한다. 이처럼 펜팔도 자주 하고자 한다. 달리기처럼 매일 하는 것은 힘들 것 같다. 일주일에 3일 이상은 편지를 쓰고 주고받아야겠다. 아이가 귀찮아하거나 실증내기 전까지는 이런 것도 무척 즐거운 시간이다. 나중에는 추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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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호 공학박사님의 강의를 봤던 적이 있다. 무언가 성과를 내고 싶거나 창의성을 발휘하고 싶다면 최종 결과물이 아닌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최소 단위가 무엇인지 살피고 집중하라 하였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최종 결과이다. 글을 잘 못 쓰니 글을 안 쓴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은 지금 당장 자판을 두들기고 펜을 들어 한 문장이라도 써 내려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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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의 펜팔이 나의 작문 실력을 키워줄 것은 아니다. 아이와의 사랑은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 믿는다. 매일 달리기와 매일 글쓰기. 아이와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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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새벽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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