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무엇이 무엇인가?”의 질문이 관찰의 본질적 행위와 연결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난 바로 이 질문이 당신의 세계관을 확장해 주는 질문이라 말하고 싶다.
우리는 언어를 떠날 수 있을까? 언어를 떠나서 고차원적인 생각과 일을 해낼 수 있을까? 귀납적인 접근이긴 하지만 난 스스로 몇 시간이고 언어를 전혀 떠올리지 않고 생각을 할 수 있는지를 실험해 보았다. 마치 스스로를 고문하는 것 같았다. 정말 답답해 미치는 줄 알았다. 실험 결과, 내가 언어의 도움 없이는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마 당신도 같은 실험을 해보면 동일한 결과를 얻을 것이라 생각한다. 일찍이 돌아가신 위대한 철학자들 중에는 이와 비슷한 생각을 했고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조지 오웰은 “언어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우리는 언어를 떠날 수 없다. 그리고 언어의 도움을 받아 우리는 생각을 하고 창조적인 행위를 해낸다. 이런 생각의 토대 위에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의 언어가 곧 당신의 세계이다. 당신이 “무엇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서 새로운 생각의 재료를 얻었다면, 그로 인해 당신이 바라보는 세계는 분명 조금 더 확장되었다고 난 믿는다.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생각해야 될까요?”
“모르는 게 너무 많아 머리가 꽉 막힌 것 같아요!”
“내가 감당 못 할 일들이 몰아쳐서 참 힘드네요.”
“어떻게 모델링을 해야 할지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참 막막하네요!”
“왜 이리 내가 생각한 대로 풀리지 않는 걸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만약 당신이 이와 같은 질문들을 던져야 하는 힘든 상황이라면, 복잡한 생각들, 복잡한 감정들을 내려두고 먼저 “무엇이 무엇인가?”라는 작은 질문을 던져보자. 이 사소한 질문에서 다시 새롭게 시작해보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당신의 모든 답은 당신의 삶에서 정말 값진 보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 당신의 세계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재산을 모으듯 그 답들을 모아가면 더 좋다. 이를 위해 단어장을 활용해도 좋다. 나의 경우 실제로 내 인생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프로젝트, 과제마다 각각 메모장 수첩을 두고 있다. 그 수첩 안에 나는 내가 그 과제를 하면서 궁금했던 것, 새롭게 알게 된 것, 깊이 있게 생각했던 것들을 적어둔다. 이 작은 단어장 안에 어휘가 더 풍부해질수록 그 과제에 대한 내 생각의 깊이 또한 깊어지는 것을 나는 오랫동안 많이 경험했다. 사실 내 학창 시절 영어 단어장을 만들어 들고 다녔던 습관의 연장이다. 마치 영어 어휘가 풍부할수록 더
깊이 있는 영어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내 프로젝트와 관련된 어휘력이 커질수록 더 깊고 중요한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었고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더 끼칠 수 있었다.
“진리는 망망대해와 같다. 우리는 고작 바닷가에서 조개를 주워 기뻐하는 아이일 뿐이다.”
오래전 아이작 뉴턴의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왜 ‘기뻐하는 사람’ 또는 ‘기뻐하는 어른’이 아니라 ‘기뻐하는 아이’였을까 궁금했다. 이 궁금증에 대한 나의 답은 이랬다. ‘만약 어른이었다면 조개를 주워도 전혀 기뻐하지 않았을 거야!’ 긴 시간이 지나 사랑스러운 두 아이를 키워보니 정말로 그런 것 같다. 정말로 작은 것에 대해 어른들은 궁금해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 버리지만 아이들은 꼭 묻는다.
“아빠 이게 뭐야?”
“근데요.... 그건 뭐예요?”
이런 재미있는 질문을 던진 아이들은 분명 그런 재미난 현상을 관찰했다. 그리고 그것이 무엇인지를 차곡차곡 쌓았던 아이는 커서 생각이 깊은 아이로 성장했다. 아이작 뉴턴의 말은 아이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어른을 대상으로 한 말이었다. 그리고 그의 말은 오늘날 우리들에게 이렇게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우리 주위에 있는 것들, 일어나는 것들에 그것이 무엇인가 물어보세요. 그리고 그것에 신기해하는 눈으로 바라보세요. 그럼 진리의 망망대해 속에서 항해하며 기뻐하는 여러분이 될 겁니다!”
아이작 유
<과학자의 사고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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