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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Not? 의지력을 높이는 질문

by 아이작 유

스포츠 역사에는 늘 마(魔)의 벽이 존재해왔다. 마의 벽은 신이 아닌 이상 도저히 넘을 수 없는 기록이며 동시에 인간의 한계를 의미한다. 마의 벽은 언제나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마의 벽이 존재하기에 위대한 선수들은 이를 뛰어넘고자 피땀을 흘린다. 그리고 관중은 그들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대리 만족 및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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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 피겨스케이팅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로 여자 피겨스케이팅은 200점이라는 마의 벽이 있었다. 모든 선수가 200점을 꿈의 점수라고 불렀을 만큼 100년 동안 아무도 그 벽을 넘지 못했다. 어쩌면 마의 벽을 넘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지도....... 하지만 2009년 전 세계를 뒤흔든 새 역사가 탄생했다. 대한민국의 김연아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점인 207.71점을 받아 우승한 것이다. 그녀는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최초로 200점이라는 마의 벽을 무너뜨린 뒤 말했다.


“모든 선수와 심판들이 머릿속에 그어놓은 심리적인 한계선을 넘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김연아가 200점을 돌파하자 여자 피겨스케이팅에는 연이어 마법 같은 일들이 벌어졌다. 김연아의 뒤를 따

르기라도 하듯 많은 선수가 우후죽순으로 연달아 200점을 돌파한 것이다. 김연아는 2009년 10월 그랑프리 트로피 에릭 봉파르에서 210.03점을 받아 압도적으로 우승했고, 2010년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228.56점이라는 경이로운 점수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세계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사다 마오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205.50점을 받아 처음으로 200점을 넘겼고 안도 미키는 2011년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최고점인 201.34점을 받았다. 이후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러시아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 안나 포고릴라야, 엘레나 라디오노바 선수가 200점을 넘겼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는 카롤리나 코스트너가, 일본에서는 미야하라 사토코가 200점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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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은 육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인간이 100미터를 10초 이내로 달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1983년 미국의 캘빈 스미스가 미국 올림픽 페스티벌 대회에서 9.93초를 기록, 인류 역사상 최초로 10초의 벽을 허물었다. 이 소식이 널리 전파되자마자 수많은 선수가 너나없이 10초의 벽을 넘어버렸다. 캘빈 스미스와 동갑내기인 미국의 칼 루이스와 캐나다의 벤 존슨이 10초의 벽을 뚫었고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현재는 세계신기록(9.58초)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육상 선수가 9초대 기록을 가지고 있다.



Why Not 질문과 의지력

한 선수가 마의 벽을 넘어버리면 다른 선수들도 덩달아 마의 벽을 넘어버리는 일은 왜 발생할까?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이상 이것은 물리적인 이유가 아니라 심리적 이유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겠다. 자신의 머릿속에 그어놓은 심리적 한계, 즉 마의 벽이 다른 경쟁자에 의해 무너짐에 따라 자신도 그 선수처럼 못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들은 “Why Not?”, 즉 “그 사람도 했다면 나라고 왜 안 되겠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그리고 자신도 똑같이 또는 더 훌륭하게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방식을 형성한다. Why not 질문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신념을 가지게 하며 자극과 동기 유발을 형성하여 의지력을 가지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만든다.



Why not 질문과 위대한 리더

완벽한 사업 계획서를 갖추고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위기를 겪게 마련이다. 예상하지 못한 문제에 봉착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당초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도 한다. 한편, 높은 보상과 수익을 얻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기로 결단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그리고 당신의 가치와 목적을 이룰 일생일대의 기회를 만나 현재 자리에서 새로운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들 속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이 있다. 그것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않고,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목적과 가치를 이루어가는 힘, 바로 의지력이다.


위대한 리더들은 의지력을 가지고 그들의 목적과 가치를 이뤄 사회를 변화시킨 사람들이다. 그런데 위대한 리더들에 대해 일반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 그들은 타고난 천재성, 독창성, 의지력을 타고났기 때문에 남의 도움 없이 그들 본연의 힘으로 그 어려운 일들을 해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천만의 말씀이다. 이 세상에서 타인의 영향 없이 자기 능력만으로 성공한 리더는 단언컨대 없다. 실제로 위대한 리더들은 공통적으로 다른 위대한 리더들의 성공과 지혜를 겸손하게 배웠다. 그들은 이를 기반으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더욱 위대한 가치와 목적을 꿈꾸면서 실천했다. 그들은 기존의 성공 사례들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Why Not 질문을 매 순간 던지며 과감히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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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피카소는 좋은 예술가는 그대로 베끼려 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치려 한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서 위대한 예술가는 남의 훌륭한 예술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새롭거나 더 나은 예술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근대과학을 탄생시킨 뉴턴은 자신이 세상을 넓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위대한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같은 뉴턴의 선배 과학자들이 평생을 걸고 연구하여 그 결과를 세상에 내놓지 않았더라면 뉴턴의 운동 법칙 이론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현대 물리학의 아이콘인 아인슈타인은 바로 뉴턴의 운동 법칙을 활용하여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이라는 20세기 최고의 물리 이론을 만들 수 있었다. 최고의 투자가 워런 버핏은 “새내기 기업가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 중 하나는 그들이 이제껏 시도되거나 본 적 없는 멋진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생각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경우에서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나쁜 징조이고 좋은 신호가 아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쩌면 시장에서 그것에 대해 수요가 전혀 없기 때문일 수 있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갑부들은 모두 기존의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얻어 그것에 새로운 무엇을 입히고 개선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최초의 선발 주자들이 아닌, 후발 주자들이다. 그러나 선발 주자들보다 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아이작 유

<질문지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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