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나무도 가느다란 가지에서 시작한다. 10층 석탑도 작은 벽돌을 하나하나 쌓는 것에서 출발한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한다. 따라서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처음과 마찬가지로 주의를 기울이면 어떤 일이라도 탁월하게 해낼 수 있다.
- 노자
내 주변에는 완벽주의형 사람들이 많은데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첫 번째 유형은 완벽한 기준만큼 능력이 충분히 받쳐줘서 제 때에 훌륭한 성과를 퍼블리쉬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런 완벽주의자들은 매우 소수이기에 실제로 만나기는 매우 어렵다. 두 번째 유형은 능력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기준과 목표 때문에 제 때에 성과를 퍼블리쉬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퍼블리쉬를 포기하는 사람들이다. 바로 이 두 번
째 유형의 사람들이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완벽주의자들이다.
나는 30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내 이름의 책들을 퍼블리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가 쓴 책의 아이디어는 20대 중반에도 내 머리 속에 있었다. 하지만 주변의 완벽주의자 친구들로부터 들었던 말들 “나중에 큰 성공을 거두면 그때 책 써.” “책 내봐야 안팔릴 걸.” 등의 말들은 내 자신감을 떨어뜨렸고 20대에 나는 책을 쓰면 안 되는 줄 알았다. 나는 때때로 이런 상상을 한다. ‘20대 중반부터 내가 꾸준히 책을 써왔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뛰어난 능력과 더 재미있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졌을 텐데.’ 내가 20대 때 바라보지 못했던 것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퍼블리쉬하는 과정을 통해서 더 많이 고치고, 더 많이 배우고, 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다.
내가 주장하는 퍼블리쉬 라이프는 완벽주의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퍼블리쉬 라이프는 하나의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추구한다. 퍼블리쉬 라이프는 한번 완벽한 결과를 퍼블리쉬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다. 퍼블리쉬 라이프가 추구하는 것은 완벽하지 않아도 담대하게 퍼블리쉬하는 것 그리고 계속 노력해서 꾸준히 더 나은 결과를 퍼블리쉬하는 것이다.
당신의 능력이 현재 부족할 지라도, 당신이 만든 작품이 현재 완벽해 보이지 않더라도, 용기를 내어 퍼블리쉬해보라. 당신이한 번 퍼블리쉬하면, 당신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신감을 얻는다. 또한 당신이 퍼블리쉬할 때, 그 결과를 바라본 사람들로부터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귀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을 바탕으로, 당신은 부족함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그리고 전에 비해 더 나은 결과를 계속 퍼블리쉬하게 된다. 결국 당신은 또또또, 또또또 퍼블리쉬하게 되고 더 훌륭한 퍼블리셔로 성장하게 된다.
1995년 미국,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윈도우 3.1뒤를 이을 운영체제 개발이 한창이었다. 당시 ‘카이로’프로젝트 팀과 ‘시카고’프로젝트 팀이 치열하게 파벌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카이로 팀에는 스탠포드 및 명문대 박사 출신이 많았고 전체 인원은 400명이 넘었다. 팀 분위기는 매우 위계적이었다. 반면 시카고 팀은 조직이 생긴 시기도 늦고 인원도 적었지만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로 구성되었고 팀 분위기도 매우 자유로웠다.
곧, CEO 빌 게이츠, 수석 부사장, 부사장들, MS 오피스 개발팀 리더 등 마이크로소프트 핵심인물들이 모두 모인 임원회의가 열렸다. 그리고 두 팀이 소집되어 각 팀의 중간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었다. 카이로 팀은 새로운 운영체제의 완벽한 디자인 컨셉을 소개하고 최근 업무 진행이 늦은 문제와 이슈를 말했다. 그리고 카이로 팀은 특별히 시카고 팀이 진행하고 있는 운영체제 시스템의 문제점, 버그량 등을 자세히 설명하며 시카고 팀의 아이디어가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주장했다. 하지만 시카고 팀의 프레젠테이션 전략은 완전히 달랐다. 시카고팀의 개발 책임자인 나카지마 사토시는 아직 완벽하지 않은 운영체제니, 수백 개의 버그가 있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프레젠테이션이 시작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카이로 팀의 주장처럼, 완벽한 설계를 새 운영체제에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발매 예정이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카이로 팀에게 마이크로소프트 미래를 맡겨도 괜찮은가?” 그리고 그는 CD-ROM을 꺼낸 뒤, 단순한 기능 및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운영체제 베타 버전을 하나씩 하나씩 임원들 앞에서 직접 시연했다. 새 운영체제 개발 이후 최초로 임원들 앞에서 베타 버전이 시연된 것이다.
사토시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 빌 게이츠는 수석 부사장과 3분간의 이야기를 나눈 뒤, 바로 발표했다. “카이로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카이로 팀을 해체한다.” 결국 사토시가 발표한 베타 버전이 윈도우 3.1 이후 차세대 운영체제로 채택되었고 이후 출시까지 남은 6개월 간의 엄청난 노력으로 대부분의 버그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탄생한 운영체제가 바로 윈도우 95이다.
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큰 나무도 가느다란 가지에서 시작한다. 10층 석탑도 작은 벽돌을 하나하나 쌓는 것에서 출발한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한다. 따라서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처음과 마찬가지로 주의를 기울이면 어떤 일이라도 탁월하게 해낼 수 있다.” 노자의 말대로, 우리는 완벽한 작품만을 퍼블리쉬하기보다는 작은 아이디어라도 꾸준히 퍼블리쉬할 때 결국 진정으로 멋지고 훌륭한 작품을 퍼블리쉬할 것이다. 당신이 꾸준하게 퍼블리쉬함에 의해서 당신의 퍼블리쉬 역량은 계속해서 업그레이드될 것이고 이것이 동기부여가 되어 더욱 큰 열정을 가지고 활동을 이어나가게 된다. 완벽한 것은 없다. 모든 아이디어와 결과는 부족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아도 아이디어를 담대하게 퍼블리쉬할 때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20세기 최고의 화가 중 한 명인 파블로 피카소는 “나는 보이는 대로가 아니라 생각하고 느껴지는 대로 그린다. 그래야만 사람과 사물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라고 했다. 그는 계속해서사람과 사물의 본질을 추구했고 그가 생각하는 본질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이렇게 평생 동안 남긴 작품의 수는 수만 점에 이른다고 한다. 소년기, 청년기, 말년기 계속해서 자신의 작품을 퍼블리쉬했고 이 중에는 고흐, 드가, 벨라스카즈 등 유명한 화가들의 작품을 모방한 것도 많다. 피카소는 자신이 퍼블리쉬한 작품들이 완벽하다고 자만하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더 완벽한 본질을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자신의 작품들을 과감하게 파괴하고 재구성했다. 그 결과 그의 작품은 시기별로 청색 시대 - 장밋빛 시대 - 입체주의 시대 - 고전주의 시대 - 초현실주의 시대로 진화해나갔고 언제나 독창적이고 파격적인 화가로 전 세계에 인정받았다.
아이작 유
<당신의 열정을 퍼블리쉬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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