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후 Nov 04. 2020

나는 왜 그 사람이 몹시도 부러울까?

내 안에 이미 너 있다... feat. 긍정적 투사



자신의 삶을 한층 성장시키기 위해 멘토를 두고 그와 적절히 닮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분명 건강한 일이다.

그런데 주위 사람 중에 어떤 점이 유난히 부럽고 못 견딜 정도로 질투가 나는 사람이 있다. 꾸던 모습을 하고 있는 그 사람이 너무 좋아서 사랑에 빠졌다가 조금씩 느껴지는 다른 모습에 격하게 실망하기도 한다.


누군가를 부러워하며 좋게 보는 마음은 알고 보면 그가 나와 정말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나의 내면이 투사(projection)되었던 것일 수도 있다.

투사라는 것은 '자신'의 생각이나 욕구, 감정 등을 '타인'의 것으로 지각하는 심리적 현상이다. 주로 자신의 마음속에 담고 있기 불편한 감정을 마치 타인의 것인 양 왜곡하여 거리를 둠으로써 긴장을 해소하려는 방법이다.

예컨대 타인이 자기를 부정적으로 본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자기가 스스로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 저 사람이 날 싫어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내가 저 사람이 싫은 것 등이 있다. 투사라고 하면 흔히 이렇게 자신의 부정적인 그림자를 투사하는 것을 떠올리지만, 긍정적 투사라고 해서 자신의 좋은 측면도 타인에게 투사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문제는 성격의 긍정적인 측면들과 관련해서도 일어날 수 있다.
즉, 우리 내면의 '양극성(polarity)'의 부분들 중에 자신감이라든가 따뜻함, 혹은 부드러움 같은 것들이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거나 잘 접촉되지 않는 내담자가 자신의 이런 부분을 타인에게 투사하고서 타인을 부러워하거나 그에게 의존하려는 행동을 할 수도 있다.

흔히 연인이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 이런 현상이 많이 일어나는데, 사람들은 상대에게 자신의 긍정적 특성을 투사하고서 상대를 쫓아다닌다. 이때 그들이 상대를 좋아하는 것은 그 사람의 존재 때문이라기보다는 자신의 투사물을 사랑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관계는 대개 얼마 못 가서 실망과 짜증을 초래한다. 따라서 건전한 대인관계를 위해서는 각자 자신의 내적 측면들을 골고루 접촉하고 통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 게슈탈트 심리치료 2판 -창조적 삶과 성장- (김정규 저, 학지사) p72



만약 누군가에게서 용기 있는 면을 발견하고 그 사람을 너무나 부러워하며 칭찬해주었다면, 그 용기는 이미 '나'에게도 있다.

내가 그것을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다면 남에게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을 테니까. 관심 있게 눈여겨보고 추구하던 것이라 쉽게 알아본 것이다. 그만큼 자신에게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일이었고. 아마 내 행동도 용기 있기 위해 노력해 왔을 것이다.


사람들은 정의로움, 유능함, 관용 등 저마다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데, 즉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이미 그 가치 있는 측면이 내재해 있는 것이다. 아주 멋진 일이다.


그러니 이제 내가 유독 부러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라고만 말하지 말고,

"나는..." 이라고 말해보자.



나는 관대한 사람이야.


나는 따뜻하 남을 돕는 사람이야.


나는 사랑받는 사람이야.


나는 유능한 사람이야.



나에게는 하나도 없고, 다른 사람들만 다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을 이미, 어쩌면 충분히, 가지고 있다.

그동안 자세히 들여다보고 만족하고 존중해주지 않았을 뿐..

이제 내 안의 긍정적인 욕구와 측면을 인정하고, 나도 똑같이 사랑해주자. 자신감을 가지고!

그리고 타인에게 왜곡되고 과한 기대를 걸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서로 다른 점을 수용하면서 진정한 관계 맺음을 해보자.




*이미지 출처 pixabay


이전 12화 머리에서 입술까지 아주 먼 거리, 감정의 시차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