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기능이나 역할 그리고 그로부터 파생되는 많은 현상들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언급하기로 한다.
듣기.
아마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가지기 시작하는 시점에는 듣기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것은 언어라는 것을 습득하고 사용하는 시작점이며 또한 인간의 고도화된 사고의 정점에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에게 처음 듣기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저 청각기관을 자극하는 외부의 자극에 의해 자극을 받는 것뿐.
적어도 그 시점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반응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이 시점이 임신 중인 태아 상태라고 생각은 되지만.. 그 시점을 상상하기엔 내 상상력이 부족하니 굳이 에너지를 쓰지 말자..)
그 시점을 넘어가고 나면 이제 자극과 반응이라는 본격적인 듣기가 시작된다.
아주 원초적인 레벨에서의 듣기는 동물들의 듣기 과정과 동일하다.
편안할 때 내는 소리, 위험할 때 내는 소리,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 뭔가 불편할 때 내는 소리 등등 자연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소리를 듣고, 그것에 대해 비슷한 수준에서 반응한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여러 동물들의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어떤 동물들은 비명소리를 들으면 일단 본인이 피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반면 또 어떤 동물들은 비명소리를 들으면 동료들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그들의 행동으로부터 유추해 볼 때)
심한 경우는 같은 동물인데도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일 때도 있다.
무엇일까.
듣기라는 자극에 있어서 왜 서로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진화의 산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진화과정에서 동일한 형질은 위험에 놓였을 때 생존에 몹시 불리하여 자연적으로 도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 축복받은 다양한 형질, 다시 말해서 동일한 자극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내놓는 이 행동들은 과연 어떤 결과물을 낳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