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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삶공부 Mar 31. 2022

사춘기, 뇌 때문이다.

  

‘김일성도 무서워한다는 중2병’

‘질풍노도의 시기’

‘조폭과 수도승을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

‘부모가 아이 따라 지하 13층으로 내려가야 하는 시기’

‘변덕이 죽 끓듯....’          

이런 것으로 묘사되는 모든 행동들 뇌 때문이라는 겁니다. 

‘내 아이가 갑자기 이상하다.’ ‘이래서 큰일 났다’가 아니라 지극히 정상이라는 겁니다.      




뇌가 리모델링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뇌는 태어나서 초등학교 4~5학년까지는 가 완성된 상태로 잘 살아낸답니다. 책 읽고, 숙제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우리 아이들 사춘기 되기 전까지는 이런 것 정도는 잘해 내잖아요. 그런데 이 정도 뇌의 용량으로는 평생 살아낼 수 없으니까 사춘기에 대대적인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간답니다. 집으로 치면 평수도 넓히고, 좋은 건축자재로 바꾸고 이런 아주 큰 공사를 이때 한다고 합니다.      

리모델링하는 공사판이라고 생각해 봐요. 어떤 광경인가요?

정신없고 어수선하고, 바쁘고, 그래서 피곤하고......

아이들의 뇌 상태가 이렇다는 것입니다.

사춘기 아이들이 뭔가 어수선하고 정신이 없고 늘 피곤해 보이고 

이런 것 모두 뇌가 리모델링하느라 그런 것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전두엽 리모델링에 들어간 겁니다.


전두엽(3층 뇌)이 하는 역할이 뭐든가요? 뇌의 총지휘관이잖아요.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문제 해결 잘해 내고 이런 역할을 하는 뇌의 부위잖아요. 신경세포 엄청나게 많이 만들어지고, 다른 신경세포로 연결되고, 자르고 붙이고....., 마치 건축물 하나하나 만들어 가듯이..... 이러느라 얼마나 바쁘고 정신없고, 피곤하고.....      



전두엽이 공사하느라 바쁘니까, 대신 번연계(2층 뇌)의 역할이 활성화됩니다. 번연계는 감정중추입니다. 감정 중추가 활성화되어 있으니까 감정 홍수 상태가 된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건(3층 뇌, 전두엽) 아직 안 되는데, 감정(2층 뇌)이 앞서니까, 그것도 감정이 홍수 상태니까 아이들이 얼마나 이상한 짓을 하는지요. 변덕이 죽 끓듯 하고, 조폭과 수도승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고, 화내고, 소리 지르고.....           



이런 아이 모습 보면서 부모도 너무 화나고 속상하니까, 힘이 너무 드니까 같이 소리 지르고....., 감정의 홍수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아이에게 부모가 더 홍수 속으로 밀어 넣고, 아이는 살려고 더 안간힘을 쓰고.... 이런 실수를 저도 내 아이의 사춘기 때 자주 저질렀는걸요.          




오죽하면 사춘기의 뇌를 ‘피냐스 게이지의 뇌’라고 말할까요. 

피냐스 게이지라는 철도공이 있었데요. 사고로 철심이 머리에 박혔데요. 순하고 일 잘하는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포악스러운 사람으로 변하더랍니다. 철심이 전두엽을 관통하는 사고를 당한 이후에요. 전두엽이 제 역할을 못하면 아이들의 상태가 이런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세로토닌까지 덜 분비된답니다.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원인에는 세로토닌의 영향도 있습니다. 

세로토닌은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물질입니다. 사춘기 때 이 물질이 성인의 40%나 덜 분비된다고 하네요. 안 그래도 감정홍수 상태라서 힘든데, 세로토닌까지 덜 분비되니까 아이들도 얼마나 견뎌내기가 힘들겠어요.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사면초과인 셈입니다. 감정적으로 나를 보호해 줄 환경이 스스로는 전혀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전두엽도 이미 모두 완성되었고, 즉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세로토닌도 정상으로 분비되는 부모님, 어른들이 이 아이들의 감정을 돌봐주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감정의 벼랑 끝으로 몰아내지는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경험'을 기꺼이 허락해 주어야 합니다.

10평 크기 집 그대로 살게 하면 안 되잖아요. 이왕이면 100평 크기로 넓히고, 건축자재도 질 좋은 것 써서 멋진 집으로 리모델링하면 좋잖아요. 리모델링 한 집에서 평생 살 건데요. 다양한 경험을 허락해 주어야 집도 크게 넓히고 좋은 건축자재도 사용하고 그래서 멋진 집으로 탄생시킬 거잖아요.          


예전의 내 아이가 아니니까, 불안 불안하니까 경험을 더 못 하도록 미리 막습니다. 혹시나 사고 칠까 봐, 혹시나 내 아이 잘못될까 봐 미리 방어막을 단단히 친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환경을 전혀 못 만나게 한다는 것입니다.           


집을 어떻게 꾸밀까, 어떤 건축자재를 쓸까 스스로 고민하고 시도해 보는 시간들이 많으려면(3층 뇌가 하는 일) 그나마 감정적으로 좀 안정이 되어야(2층 뇌를 잘 돌봐주어야) 그런 생각을 하게 될 거잖아요. 감정이 출렁거려서 감정 소모에 다 허비해 버리면 그 감정도 경험이니까 나쁜 건축자재를 자꾸 쌓아가는 셈입니다.     

부모가 할 일이 '감정을 읽어주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감정 읽어주는 일만 하면 됩니다.' 하는 이유가 이런 이유입니다.      



아이랑 사이가 좋으면, 사춘기는 스스로가 생각해도 불안하니까 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지 고민이 많으니까 부모에게 도움을 구하든지, 부모 모습 보고 베껴서 따라 하든지 할 텐데. 감정적으로 자꾸 부딪히니까 그래서 사이가 안 좋으니까 부모 대신 친구랑만 의논하고 친구 따라서 하고, 그 친구들도 모두 그런 혼란스러운 사춘기를 겪고 있는 똑같이 불안하고 실수투성이 시기를 보내고 친구들인데,,,, 친구들과 같은 고민을 나누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부모의 역할이 쏙 빠지면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전두엽 리모델링 기간이 꽤 기니까 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사춘기를 시작으로 여자는 24~25살, 남자는 29~30살. 미국 나이로 계산 한 거니까 

한국 나이는 한 두 살 더해야 해요. 이 기간 동안 스스로 전두엽 리모델링 잘하도록 부모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스스로 계획하고 스스로 추진하는 공사여야 합니다. 부모가 지휘하고 진행시키는 공사면 안 된다는 거예요. 공사판이 잘 돌아가도록, 공사를 끝까지 잘 진행해서 멋진 집이 탄생하도록 부모가 그런 역할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춘기의 도저히 이해 안 되는 모습, 행동이 뇌 때문이라는 것,

전두엽 리모델링 공사 기간이라서 그렇다는 것, 

전두엽은 공사 중이니까 번연계가 활성화되어 감정 홍수 상태에 빠진다는 것, 

이런 아우트라인을 먼저 이해 가고 있어도 내 아이를 돕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감정 이야기부터 먼저 해 보았습니다.          



전두엽 공사 중이어서 벌어지는 내 아이의 또 다른 모습, 

그런 모습을 부모가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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