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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도르 Sep 19. 2021

선물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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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집의 페이지를 넘기다 문득 익숙한 냄새가 났다   냄새는 아닌

띄엄띄엄 새겨진 글자는 숨을 내뱉었고 나는  숨결을 받아 소리 내며 호흡했다 그러자 정확히   있었다 종이에 새겨진 검정 잉크 그리고 잉크에 달라붙은 당신의 냄새

 읽기도 전에 같은 시집을  당신에게 선물했다 다행히 당신도 기뻐했다 그러다 제목을 보곤 잠시 생각하더니 멋쩍은 표정을 짓고는 “  집에 있는  같아하고  말했다 

웃음이 나왔다 허탈한 마음이 아니었다 다행이었다 잃어버린 적도 없었겠지만 나의 생각대로 책의 주인은 당신이었다 당신도 신기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다행이었다 당신이었다 

처음 만나 학교  맥줏집에서 하루키는 좋지만 소설마다 똑같은 주인공이 이성에게 인기가 많은  의문이라 말하던, 작은 동네 책방에 가면서 새롭게 알게  인디 가수의 음악을 들려주던, 아담한 일식당  테이블  나란히 앉아 나무 수저로 덮밥을 떠먹으며 맛있다 이야기 나누던

모두 당신이었다 다행이었다 당신이었다 

 선물은 다음으로 기약했다 대신 우리는 돌려 받은 책값에    겨울부터 모은 시간을 보태어 우연을 샀고 서로 나눠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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