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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나의 변주

by 소원상자

매일 아침 알람소리에 일어나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비슷한 시간에 잠이 들고 익숙한 잔에 커피를 따라 마시는 일. 늘 마시던 그 맛, 비슷비슷한 창밖의 풍경과 손에 익은 움직임까지 모든 것이 익숙함과 안정감속에 반복되지만 하루하루가 마치 겹쳐진 투명한 종이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무언가 조금은 달라지면 좋겠다는 마음이 스치기도 한다.




그래서 아주 작은 나만의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내 커피에 어울릴지 모르지만 시나몬가루도 살짝 뿌려 보고, 늘 가던 마트 대신 집 주변 오일장으로 방향을 바꾸기도 해 본다.

비슷한 각도로 자리 잡고 있는 테이블 위의 티슈, 필기구, 책의 위치를 살짝 이동시켜 보기도 하고 잠자기 전 꼭 듣는 가사 없는 연주곡을 가사 있는 다양한 노래로 대체로 보기도 하는데 내 일상 속에 조금씩 시도해 보는 작은 변주들이 내 하루를 조금 더 특별하게 하는 것 같다.




변주라는 말은 음악에서 주로 사용된다.

같은 멜로디를 가지고 다양한 리듬과 화성, 분위기로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 일상도 비슷하지 않을까?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 같지만 사소한 변화를 주면 전혀 다른 결의 하루가 되기도 한다.




삶은 늘 거창한 변화로만 새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오늘의 나와 어제의 나 사이에, 아주 조용한 차이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

그 차이가 나를 웃게 만들기도 하고 삶을 더 깊이 사랑하게도 만든다. 삶도 음악처럼 하나의 긴 멜로디 같기도 하다.

그 안에 리듬도 있고, 쉼표도 있으며 간혹 예상치 못한 전환이 오기도 하니 말이다.

같은 테마를 가지고도 어떻게 변화를 주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우리는 그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아침 풍경을 느끼며 걸어보거나 평소에는 잘 입지 않던 디자인이나 색깔의 옷을 입어보거나 하는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




아마 내일 나는 오늘 마셨던 차를 마시겠지만 컵은 다른 걸로 고를 생각이다.

어쩌면 그 작은 나의 변주가 내일의 또 다른 나를 만들어 줄지도, 더 나은 길로 이끌어 줄지도 모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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