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밥상
시작되는 하루에 에너지가 될 나의 부엌
커피가 내려지며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와
식빵 몇 개가 토스트기 위에서 갈색 줄을 그리며 노릇노릇 구워지는 소리와 함께 아침이 하루를 깨운다.
가족이 모인 저녁에는 밥솥추가 딸랑딸랑 돌아가고 신선한 재료들이 볶아지고 구워지며 내뿜는 식욕을 자극하는 냄새와 넘치기 직전의 넉넉한 찌개 끓는 경쾌한 소리가 온 집안을 감싼다.
이 작은 공간 안에서 나는 분주히 손이 가는 번거로움에도 흔쾌히 사랑을 짓고 위로를 끓여낸다.
따뜻한 밥 위로 퍼지는 김, 제철재료의 소박한 반찬들을 내놓으며 이 순간 내 마음의 시간을 전한다.
누군가를 위해 식재료를 손질하고 다듬고 자르고 익히는 이 모든 과정은 말보다 손길이 깃든 깊은 애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식탁 앞의 가족이 내가 차린 정성을 맛있게 먹을 때 나는 오늘도 잘 살아냈다고 마음속으로 조용히 안도한다.
내 엄마의 부엌에서 받은 한 그릇 꽉 찬 소중하고 따뜻한 사랑을 고스란히 이제 나의 가족에게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는 중이다.
나는 이 부엌에서 휴식하고 이 부엌을 사랑하고,
이 부엌에서 살아간다.
세상에서 가장 소박하고 따뜻한 위로가 끓어오르는
곳, 이곳이 나의 부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