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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Jan 26. 2023

우리는 조교였다. 2편

‘Bravo your Life’

https://brunch.co.kr/@islefree/205





만약에...


‘만약, if 이런 주제로 글을 하나만 써주세요. 과거의 일로 if를 고민하고 후회하지 말고 현재 시점에서 미래의 결정에 고민하자고 늘~’


역시 그녀는 웃기는 여자다. 자기 합리화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장점 중 하나는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뛰어난 비판적 분석가다. 미래의 나를 향하는 분석은 항상 비관적이지만 과거의 나에 대한 분석은 항상 긍정적이다.  음.. 긍정적이라기보다는 이 표현이 적절하겠다.


‘나는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다. 다만 과거의 아픈 기억이 있을 뿐이다.’

나의 과거는...

과거의 나의 선택은 언제나 최선이었다. 내가 가지 않은 그 길을 상상해 보지만, 그 길도 만만치 않다. 내가 선택한 길을 걸어왔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나는 과거를 바꾸어서 현재의 나를 없애고 싶지는 않다. 과거의 만약에 사로잡혀 현재의 소중한 것들을 없애기엔 현재 나는 가진 것들이 너무 많다.


선택의 기로에는 언제나 행복과 시련이 공존한다. 내가 다시 가고자 하는 과거의 시점도 분명히 그 선택 앞일 것이다. 어차피 지나간 선택이고 나는 살아냈다. 아우 생각도 하기 싫다. 다시 돌아가 그 선택 앞에서 또다시 고민하는 것, 상상도 하기 싫다. 어찌 되었든 힘들게 걸어온 그 길을 뭐 하러 다시 가랴.


그녀도 나도 복지관에 취직하지 않고 조교로 남아 다른 선택을 했다면, 분명한 것은 그 선택이 무엇이 되었던 그 또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았을 것이다. 그것 하나는 if가 아닌 분명한 사실이 될 일이다.


‘현재 어디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과거가 다시 재조명된다.’



사람이 과거의 if, 만약을 생각한다는 것은 반짝반짝 빛나던 과거에 대한 미련이나 혹은 현재에 대한 답답함 때문이 아닐까?



과거에 ‘만약’을 갖다 붙이고 싶다면 현재의 나에게  ‘지금도 충분히 괜찮은 삶이다.’라고 말해주길 바란다. 나와 너는 열심히 살았고 지금도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러니까


‘잠시 쉬어가도 된다.’


그렇다.

나와 그녀는 하루에도 수십 번 오락가락, 갈팡질팡, 머리에 꽃 꽂은 중년인이다.


『산에는 길이 없다. 당신이 가는 곳이 길이다. ‘Bravo your Life’』(장폴 사르트르)



‘Bravo your Life’


배주야~ 마음껏 혼란스러워해도 괜찮아. 네가 가고자 하는 그 길이 곧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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