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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Mar 25. 2023

나도 이 말을 하는구나. <축> 브런치 작가 일주년

아가다의 브런치 적응기 (2023.3.25. 토)

https://brunch.co.kr/@islefree/6





브런치 작가가 되기 전과 후로 나눌지. 글쓰기 전과 후로 나눌지. 아니면 나누는 것이 불필요한 일일수도 있겠지만 우연한 기회에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보이는 글을 쓴 지 일 년이 되었다.


혼자 책을 읽고

뇌 속에 오래 남는 한 문장. 위로가 되는 한 문장. 알아차림을 주는 한 문장. 나누고 싶은 한 문장을 노트에 기록했다. 가끔이지만, 기록한 한 문장 밑에 어느 날은 반론하듯. 어느 날은 공감하듯 한 줄씩 내 생각을 끄적거려 보기도 했다.


입학하고 한 달이 다 되어간다. 학교에 적응하기보다 과제에 적응하느라 힘겨웠다. 어떻게 해야 과제를 잘(?)하지?로 시작했던 생각이.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하는 걸까? 나에게 맞는 공부법은 무엇일까? 학교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로 점점 변해갔다.


글쓰기도 과제와 같았다.

말하고 싶었다. 내가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느꼈던 생각들을 말하고 싶었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고 브런치에 글을 쓰면 사람들이 내 말을 들어주는 것 같아서 좋았다. 물론 지금도 나의 글을 많은 사람이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글을 쓰다 보니 알겠다. 나는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쓰고 있었다. 글을 통해 나답게 살고 싶기도. 나를 기록하고 싶기도. 위로하고 싶기도. 공감하고 싶기도. 격려하고 싶기도 하다. 글에 대한 내 생각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러고 싶다.


‘난 그냥 읽는 사람이래. 말 그대로 정말 글만 읽는 사람’


새해부터 새벽 독서를 시작한 언니가 말했다. 왜? 책만 읽는 게 어때서? 많이 읽고 내 안에 생각이 가득 차면 자연스럽게 누군가와 생각을 나누고 싶기도 하고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해보고 싶기도 할 것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언니가 홀로 책을 읽는 것에 대해 근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글을 쓰지 않아도. 독서모임을 하지 않아도. 내 일상에서 배움은 확장되기도 하니까. 그리고 단순히 책 읽는 행위가 좋을 수도 있지 않은가? 너무 무겁게 책을 들지 말자. 책은 가볍게 생각의 확장은 넓게. 사람마다 가지각색. 자신만의 특색을 가지고 책을 읽고 확장하길 바란다.


‘심리치료 이론은 창시자의 고백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글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뇌 속에 떠도는 생각들을 글로 묶었다. 그리고 꾸준히 썼다. 이것이 나를 글쟁이로 남게 했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일 년. <심리치료 이론은 창시자의 고백이다.>라는 말처럼. 내가 쓴 글은 내 생각에 대한 고백이고. 내 궁금증에 대한 고백이고. 내 알아차림에 대한 고백이고. 내 삶의 대한 고백이다. 고백하는 자와 고백하지 않는 자. 쓰는 자와 쓰지 않는 자가 바로 글쟁이와 글쟁이가 아닌 자로 구분하게 한다. 나는 오래도록. 아니 죽음이 내 앞에 오기 전까지 글쟁이로 남을 테다.


2023.3.18. 아가다의 브런치 작가 일주년

숙제하느라 너무 바빠서 일주일 정도 글을 쓰지 못했다. 바쁜 일이 끝나고 막상 글을 쓰려니 이제는 글이 써지지 않는다. 틈틈이 메모장에 생각들을 기록해 놓았지만 그날의 감성이 사라지고 말았다. 아까워서 혼났다. 써놓고 다듬지 못한 글도 다시 다듬으려고 하니 그때 그 감성이 아니다. 


책 읽기와 글쓰기. 어느 것이 더 가치 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바쁜 와중에도 새벽독서는 놓치지 않았다. 새벽독서와 함께 글까지 쓰면 참 좋았을 테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없었다. 글을 쓰지 않은 일주일. 화장실 갔다 뒤를 닦지 않은 느낌 아닌 느낌이다. 가벼운 글이라도 좋다. 매일 글을 써보련다. 한 문장이라도 새벽독서와 함께 새벽 글을 써보련다.


돈도 안 되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가끔 글쟁이가 흔들리기도 한다. 사실 돈보다는 내가 하는 행위가 의미 없는 일이 되어 버릴까. 그것이 더 두렵다. 그래도 계속 쓰려고 한다. 나를 기록하고 나를 다시 새기는 일을 멈출 수는 없을 것 같다. 아무리 바빠도 글 쓰는 일은 계속해나가고 싶다. 계속 글을 쓰는 행위가 일 년 뒤의 나에게 또 어떤 의미가 되어있을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아가다. 브런치 1주년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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