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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Apr 05. 2022

듣는 귀 삽니다.






『공감으로 들으려면 연습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보통 충고하기, 설교하기, 위로하기 같은 자동 반응을 하기 때문입니다. 공감은 말에 의존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침묵일 때가 많습니다. 상대방의 느낌과 욕구를 말하는 것보다는 존중하는 마음으로 추측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부모와 자녀 사이 158p 수라 하트․빅토리아 킨들 호드슨)

 


그런 날 있잖아?!


곪고 곪은 마음을 용기 내에 풀어냈는데.. 더 아픈 날.
참 많은 말을 들었는데도 듣고 싶은 말이 없던 날.
‘아~ 그냥 말하지 말걸..’, ‘에잇, 괜히 말했다..’싶은 날.
위로받고 싶었는데 그 말속에 위로가 없는 것 같은 날.

사진출처:아가다의 사진첩

『“내 얘기를 누가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웠던 일, 자주 있었잖아? 이 사람도 자기 얘기를 어디에든 털어놓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거야. 별로 대단한 충고는 못해주더라도, 당신이 힘들어한다는 건 충분히 잘 알겠다. 어떻든 열심히 살아달라. 그런 대답만 해줘도 틀림없이 조금쯤 마음이 편안해질 거라고.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32p 하가시노 게이고)


그렇게 아픈 날은 나를 잘 알고 있는 친한 사이가 더 아프게 다가옵니다. 마음 근육이 약해진 나는 그들의 위로나 조언을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만남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유독이 외롭고 씁쓸합니다.


시리도록 아프고 나야.. 그제야 나는 내 마음속에 귀 기울여 봅니다. 아픔은 그렇게 지나갑니다.



그리고 어느 날, 아파하는 너를 만나게 됩니다.

어떻게 해서든 위로하고 싶어요.
어떻게 해서든 해결 방법을 찾아 주고 싶어요.
어떻게 해서든 친구가 빨리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해서든 나의 경험을 얘기해주고 싶어요.
어떻게 해서든 네 마음속에 귀 기울여 보라고 알려주고 싶어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 네가 원하는 건 이게 아니었구나’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냥 들어주기를 원했을 텐데... 그냥 함께 손잡아주고 눈물 흘려줄 것을.. 후회가 밀려옵니다.


『“내가 몇 년째 상담 글을 읽으면서 깨달은 게 있어. 대부분의 경우 상담자는 이미 답을 알아.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거야”』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167p 하가시노 게이고)




나는 너를 만나면 이제 말할 거야


“나 오늘은 위로받고 싶어. 그러니까 내가 오늘 너에게 듣는 귀를 사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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