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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May 31. 2023

「최소한의 이웃」

난 최소한의 이웃으로써 무엇을 할 수 있을까?(2023.5.22. 월)



이 책은

짧은 글들에 제목을 붙이지 않은 신선함, 파트별 제목과 함께 붙어 있는 짧은 한단어가 <허지웅>스러워서 좋다. 각종 사회적 사건과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소신 있게 엮어내며 이웃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이 책이 참 좋네. 책을 읽으면서 한 문장을 발췌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나는. 이 책에서는 발췌보다 생각의 확장. 그리고 내가 생각해보지 못한.. 이웃의 정의에 대한 시각을 넓혀본다.


<최소한의 이웃>

나는 어떤 상식을 가지고 이웃과 공존하며 살아가고, 나와 이웃에게 일어난 일들 중 어떤 것을 반추하며 살아갈까. 조금만 상식을 가지고 그들과 공존하며 살았다면, 그들에게 일어난 억울하고 아픈 일을 좀 더 오래 기억하고 지혜를 구했다면, 그들의 삶의 고단함이 조금 덜어졌을까.


<경비>

늦은 귀가로 피곤했지만 쉬이 잠들고 싶지 않아 TV를 틀었다. <[9층시사국]을 중의 을, 경비원은 이길 수 없는가?>를 보려고 그랬나 보다. 입주민의 음식물쓰레기까지 버려야 하고, 계약기간은 3개월마다 재갱신되며 언제 해고당할지 모르는 상황, 휴게실은 없고, 굽신굽신 허리필 자격도 허락되지 않는 사람들. 시청이 끝난 뒤 나는 갑자기 궁금해졌다. 사람들이 경비원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무엇을 원하고 바라기에 그렇게까지 사람이 사람을 옥죄는 걸까. 얼마나 그 사람들을 마음대로 하고 싶기에 그렇게까지 할까. 인터뷰를 진행한 경비원들은 바로 해고 통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이 걱정하는 것은 자신의 해고가 아니라 그들이 한 인터뷰로 동료에게 튈 불똥이었다. KB*는 계속해서 이 문제를 다룰 것을 약속했다. 그냥 사람이 사람답게 좀 살았으면 좋겠다. 책을 읽고 경비원의 처우를 바라보며 나는 오랫동안 수없이 많은 질문을 나에게 해댔다.


난 최소한의 이웃으로써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책 속 한 문장이 누군가에게 선물 같은 한 문장이 되기를


목차

1부 애정 두 사람의 삶만큼 넓어지는 일
2부 상식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3부 공존 이웃의 자격
4부 반추 가야 할 길이 아니라 지나온 길에 지혜가
5부 성찰 스스로를 돌아보고야 한다는 고단함
6부 사유 주저앉았을 때는 생각을 합니다.
최소한의 이웃 21p> 웃지 않는 사람에게 왜 웃지 않냐고 묻지 마세요. 웃음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웃을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잊었을 뿐입니다.
최소한의 이웃 119p> 모두 진실을 온전히 담지는 못했을 겁니다. 진실은 기록되는 순간 그것을 기록하는 사람의 주관이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이웃 126p> 확신할 수 없다면 단정 지어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 또한 조심해야 하겠지요.
최소한의 이웃 134p> 따돌림 문화에서 완전히 결백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가해자 거나 피해자 거나 방관자입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면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오래된 지혜가 지금 필요합니다.
최소한의 이웃 145p> 그냥 무언가를 사랑한다는 단순하고 뜨거운 마음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걸 왜 모르는 건지. 그게 정말 다른 작은 생명을 향한 사랑인지, 아니면 자기 자신을 향한 사랑인지. 안타깝습니다.
최소한의 이웃 147p> 아무리 밉고 싫은 이웃이라도, 우리 모두는 결국 서로를 지키는 최후의 파수꾼입니다.
최소한의 이웃 151p> 다리만 만지고 있는 나는 몸통만 만지고 있는 너와 대화하지 않고서는 결국 코끼리의 온전한 모습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코끼리를 알려면 너와 내가 대화를 해야만 합니다.
최소한의 이웃 156p> 가라타니 고진은 역사가 되풀이될 때의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게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형식과 구조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삶도 크고 작은 실수로 가득 차 있습니다.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기어이 저지르지요. 그걸 평생 반복합니다. 고진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 또한 실수의 내용이 아니라, 왜 그런 실수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관해 고민해야 할지 모릅니다.
최소한의 이웃 196p> 사람마다 생각과 언어와 입장이 달라도 애도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이웃 209p> 자신이 건사할 수 있는 욕심의 크기를 알고 그 이상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 서로의 욕심을 부정하지 않고 서로 돕는 방식으로 아무도 실패하고 뒤처지는 동료 없이 위기에 대처하는 것. 소라에게 한 수 배웁니다.
최소한의 이웃 213p> 충분히 만족하고 평안을 찾을 수 있는 행운이 눈앞에 있음에도 기회를 망치는 건, 언제나 조금 더 크고 많은 걸 갖고 싶다는 욕심 때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최소한의 이웃 219p> 자신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나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중요한 건 인정받는 게 아닙니다. 나에게 나를 증명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럼 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최소한의 이웃 226p> 단지 창피하다는 이유로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혹시 창피를 당할까 봐 무언가 미루고 있는 분이 있나요. 미루지 말고, 뒤돌아 도망치지 말고. 용기를 내서 당장 실행하세요. 잘될 겁니다.
최소한의 이웃 230p> 어제의 우리를 미워하거나 미화하기보다, 일어난 일을 일어난 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가 우선되어야 더 나은 내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
최소한의 이웃 236p> 가장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직면했을 때 내게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마음이야 말고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
최소한의 이웃 305p> 몬테크리스토 백작 소설 중 “신이 인간에게 미래를 밝혀주실 그날까지 인간의 모든 지혜는 오직 다음 두 마디에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을 가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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