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가다의 작은섬 Feb 22. 2024

자유로움을 위한 여정「상처받은 나를 위한 애도 수업」

이만하면 괜찮다는 위로(2024.02.14. 수)

상처받은 날을 위한 애도 수업

2024.2.1. 목요일_반복적인 관계 패턴에 묶여 있는 나를 발견한 첫날

5p 목차 : 1장 아파하되 자책하지 말 것 / 2장 충분히 분노하고 온전히 슬퍼할 것 / 3장 오직 나를 위해 울 것 / 4장 비로소 자유로울 것


'살고 싶다.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나를 공부하기로 결심했을 때,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나는 나에게서 자유로워지고 싶다'라고.. 이 책의 목차처럼, 충분히 아파하고, 충분히 분노하고 슬퍼하며, 오직 나를 위해 운다면 나도 나에게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나의 간절한 마음이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실현되길 바란다.

29p 심리적 재경험이란 무엇일까? 어떤 트라우마와 관련된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그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경향을 일컫는다. 큰 충격을 안긴 사건이나 사고의 피해자들이 계속 과거를 곱씹으며 '그때 이랬어야 했는데, 저랬어야 했는데' 하며, 자책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나는 부모님에게 항상 모자란 자식이다. 무엇을 하던 부모님 성에 차지 않는 자식, 그게 나다. 나는 항상 부모를 아프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며, 부모를 싸우게 만드는 존재다. 그리고 나에게 부모님은 섬뜩한 공포이며, 암담하고 막막한 슬픈 존재다. 나와 부모님 관계를 생각하면 서럽고, 지치고 질리고 울화가 치밀고 혼란스럽다. 우린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꼭 풀고 싶은 미스터리, 이젠 이 관계적 미스터리를 꼭 파헤치고 싶다는 오기가 생긴다)


부모님과 나의 관계에서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순간부터 부모님의 전화를 받는 날이면, <절망> 찾아온다. 희망이 사라져 버린 절망 속에서 나는 온종일 이 생각들 밖에 하지 못한다. '우리 집은 왜 이럴까?''사는 게 왜 이리 힘들까?''진짜 부모라는 사람들이 왜 저럴까?''나는 왜 이렇게 살고 있나?''우리에게 희망은 있을까?' 하는 답도 없는 질문들이 쏟아진다. 그리고 난 뒤 나는 변함없이 나에게 묻는다. '이게 최선이었을까?' 다른 말을 하고 다른 행동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내가 이렇게 반응하지 않았더라면, 좀 나은 끝맺음이 되지 않았을까?


우리 가족은 그 누구도 행복하면 안 되는 것처럼, 평화로운 일상이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 것처럼, 찰나의 행복도 순간의 평화도 허락하지 않는다. 


엮이지 말자.

다음번에는 부모님이 나에게 어떤 말을 해도 나는 그 어떤 반응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하지만 다짐은 언제나 무색하고, 나는 항상 같은 행위를 반복한다. 어제도 그런 날이었다. 아버지는 평상시와 같은 언어와 문장을 구사하며, 나를 비난하고 본인을 고통스럽게 하지 말라며 애원하듯 호소했다. 옆에 있는 엄마는 나쁜 딸년을 더 혼내라고 아빠를 부추긴다. 이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존재일까? '내가 무슨 행동을 하든 당신들 성에 차겠느냐? 나는 아빠가 말하는 그런 이상적인 자식은 될 수 없다'라고 버럭 소리를 내질러 버렸다.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제길, 아무런 반응도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나는 왜 또 엮여버렸을까?' 그들이 원하는 대로 난 왜 또 엮여버렸을까?



'언니, 그냥 감정쓰레기통이 되었네 생각하고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는 건 어때? 부모님은 지금까지 그렇게 사셨고 어쩔 수 없는 거잖아'

'신경 쓰지 마. 그냥 연중행사라고 생각해. 매번 그러시잖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마'


말처럼 쉽지 않고, 알아차린다는 것은 더 어려운 것

'그게 쉽게 됐으면, 내가 이렇게 힘들어할까? 정말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를 위로하며 건네는 말에 반발심이 올라온다. 그 순간, '왜? 도대체 왜? 맞는 말을 하는데 왜 나는 못하겠다고 생각하는 거지?' 머리로는, 말로는 매번 이 굴레에서 빠져나오고 싶다고 말하면서 마음 저 밑바닥에서는 왜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지? 나는 진정, 그 관계의 패턴에서 빠져나오고 싶기는 한 걸까?

71p 정신분석의 최종 종착점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나는 단연 진정한 자유로움이라고 말할 것이다... 중략...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만드는 궁극적인 사슬과 족쇄는 대개 우리 안에 있다... 중략... 결국 핵심적인 단계에서 나의 발목을 잡는 것은 나다. 나는 나의 간수이며 나는 나의 수인이다... 중략... 내가 생각하는 자유로운 수용 받아들임에 가장 가깝다.


내면아이 출동이오~!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나는 항상 어린(내면) 아이로 되돌아가 똑같은 행동패턴을 반복한다. 죽을 만큼 고통스럽지만, 항상 해오던 방식이니까. 고통의 익숙함 속에서 안도감은 찾는 아이처럼, 나는 한참을 '아이'인 채로 머무른다. 몰랐다. 정말 몰랐다. 벗어나고 싶었지만, 벗어날 수 없었던 이유가 나의 깊은 곳에서 벗어나길 거부? 아니지. 벗어날 수 없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는 것을 정말 몰랐다. 소오오롬! 알아차린 순간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듯한 소름이 돋았다. 빠져나가고 싶다고 그렇게 울부짖어도 빠져나올 수가 없었던 이유, 항상 반복패턴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구나.


안다고 생각했는데 알지 못하고 있는 나, 이건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우리는 이렇게 각자 나를 안다는 착각 속에 빠져사나 보다.


어디~ 네 마음대로 하려무나.

이번에 출동한 어린아이는 제 세상을 만난 듯, 망나니가 칼춤을 추며 날뛰었다. 처음에는 미친 듯이 씩씩거리며 분노하더니, 나중엔 마음 깊숙이 몰아치는 악한 감정을 마주하며 감당할 수 수치심에 몸을 떨었다. 그리고 좀 더 시간이 흐르니 감정이 굳어버리고 무감각상태가 되었다. 몸이 결국 오지게 탈이 났다. 아프더라. 오지게 아프더라.


'네 독감입니다'는 의사의 진단과 함께 아픔도 사라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는 병이 낫기까지 주사도 맞고 약도 먹고 몸보신도 하고 잘 자고 잘 먹는 그 순간에도 그 아픔을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 내겐 알아차림이 그런 존재다.


61p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아픈 건 아프더라도

이 삶을 계속 살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친절을 베풀고,

내가 할 수 있는 사랑을 하면서

이 삶을 살고 싶다.


그러려면

이 아픔에게도

나에게도

친절해야겠지.


이만하게 괜찮은 인생이다.


https://youtube.com/shorts/o_MCnIk_tbA?si=0Beq82FXX3yKWvZx





상처받은 나를 위한 애도 수업 / 강은호 / 생각정원 / 교양심리 / 324p

5p 목차

1장 아파하되 자책하지 말 것

2장 충분히 분노하고 온전히 슬퍼할 것

3장 오직 나를 위해 울 것

4장 비로소 자유로울 것


제1장 1장 아파하되 자책하지 말 것

9p 인간의 삶은 매일이 상실의 연속이다. 버려야만 새로 채울 수 있는 부대처럼, 이러한 상실들을 상실로 흘려보내는 과정이 애도다.


10p 삶은 완벽하지 않다. 삶을 살아가는 주체인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완전성을 받아들이는 것 역시 애도 과정의 한 부분이리라. 우리가 무엇인가를 안다고 말할 때 진정한 앎은 이성과 감정 몸의 생리적 반응 등 우리의 심신과 관련된 모든 것이 수반되는 체험의 과정이다.


11p 언제 어떤 식으로 문제가 시작되었든 간에 해결의 열쇠가 내 안에 있다는 것


12p 첫 번째로 정신분석은 자신에 대한 호기심을 회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편 중 하나다... 중략... 성장하면서 우리 대부분은 자신의 삶과 내면에 대한 호기심을 잊어버린다. 그런 호기심이 사라지는 대신 의문 없이 특정한 패턴을 반복하게 되는 반복 강박이 생겨난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같은 고통이 반복되는데도 그에 대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12p 내 탓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_심리적 재경험

29p 심리적 재경험이란 무엇일까? 일찍이 프로이트가 이러한 심리적 재경험 현상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이를 테면, 어떤 트라우마와 관련된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그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경향을 일컫는다. 큰 충격을 안긴 사건이나 사고의 피해자들이 계속 과거를 곱씹으며 '그때 이랬어야 했는데, 저랬어야 했는데' 하며, 자책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정리해 보자


28p 성인이든 아이든, 감정의 덩어리가 잘 정리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한다. 감정이 엉켜 있다는 말은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뜻이다. 또한 자신의 상태를 나타내는 감정에 대해 섬세한 마음으로 살피지 못한다는 것은 곧 자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신을 잘 알지 못하면 타인을 이해하기도 어렵다. 내가 어떤 상태인지 지금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명확히 모른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들이 내 성격이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또한 타인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도 알지 못하게 된다.


34p 감정이란 이성이나 논리와는 다르다. 서로 상반된 것들이 다양한 결을 가지고 함께 존재한다.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알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이성과 달리 움직이는 마음을 기다려야 한다. 자신만의 마음의 속도를 존중해야 한다.


35p 아직도 모자라 더 열심히 해야 해_자아 이상

36p 자아 이상이란 내가 지향하는 모습 내지는 내가 되고 싶은 존재를 일컫는다. 자아 이상이 지나치게 비대하거나 높으면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허용할 수 없으며, 말 그대로 자신에게 혹독한 채찍질이 될 수 있다... 중략...'뭘 해도 만족을 모르고 겨우 이것밖에 못했어. 넌 쓰레기야'라고 외치는 것 같다. 그래서 가혹한 자아 이상을 가진 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함부로 때린다. 상처가 깊고 피가 흘러도 스스로에 대한 매질을 멈추지 않는다.


38p 너무 가혹하거나 비대한 자아이상에 시달리게 되면 크게 두 가지 결과가 발생한다. 첫 번째로는 내면에서 자신을 부족하다고 다그치는 소리를 듣게 된다. 두 번째로는 자신에게 부족함이나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철저히 부정하는 것이다... 중략... 이는 만성 우울증이나 경계성 인격 장애 환자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44p 자아의 높은 기준은 성취감이 아니라 무력감을 가져온다. 아무리 애를 써도 내가 원하는 자아 이상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느끼기 시작하면 우리는 우울해진다. 그렇다면 과도한 자아 이상이 만드는 폭력에서 벗어날 방법은 있을까. 여기서 우리는 상실을 받아들이고 그 상실에 대해 애도해야 한다. 상실은 다양하다. 애도는 죽은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하루하루 나이 들어가는 것, 그토록 건강했던 내 몸이 조금씩 쇠퇴해 가는 것, 자식들이 성장에서 떠나는 것, 부모가 늘고 병들어 사라지는 것, 중요한 대상에 대한 이상화가 사라져 실망을 하게 되는 것 등이 모든 것이 상실의 다른 이름들이다. 상실을 받아들이고 잘 떠나보내기 위해 우리는 마음속에 있는 자아 이상과 현실의 내가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껏 삶의 주도권을 모두 자아 이상에게 건넸다면 이제는 현실의 내가 삶을 움직여야 한다.


46p 잃어버린 것을 떠나보내는 애도의 진행 과정은 아프다. 내가 잃어버린 것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이미 내 일부처럼 되어 있는 어떤 것을 떠나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도는 대상이 떠나갔다는 것을 받아들이면서 내 기억 속에 그 대상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간직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47p 내 마음은 동반자이자 조력자여야 한다. 이 모든 변화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소중한 나가 자아이상에 압살 당하지 않도록 우리는 자아 이상과 현실의 나 사이의 간극을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48p 내가 모르는 나에 대한 공포_투사

53p 임상에서의 상담은 지식을 습득한다기보다는 운동이나 악기를 배우는 것처럼 일종의 체험에 더 가깝다.


54p 내 마음 어딘가에 내가 잘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 그것만큼 사람을 공포스럽게 만드는 게 또 있을까. 이 말이 와닿지 않는다면 만취한 상태에서 필름이 끊겼을 때를 떠올리면 된다. 아침에 깨어나서 간밤에 필름이 끊겼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온다. 이 공포는 어떤 생각이나 말 또는 행동이 자신의 통제를 벗어났을지도 모른다는데 있다.


56p 남 탓으로 돌리는 방어기제를 투사라고 부른다. 투사는 적극적으로 남 탓이라고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뿐만 아니라 최소한 자신의 삶을 꼬이게 만든 주범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모르거나 알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58p 유년기의 학대받은 많은 피해자들이 가해자의 역할을 내면화하는 과정과 관련이 있다. 이 내면화는 그녀를 과거에 고착시켜서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는 즉, 애도 가정을 진행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야기한다... 중략... 트라우마가 시작되는 원인과 별개로 치료와 애도 과정의 핵심 열쇠는 자신 안에 있다.


59p피해자들이 어느 시기부터는 스스로에게 가해자처럼 행동한다. 피해자 안에 내면의 가해자가 형성되는 것이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 특히 내 고통과 역경에 자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아간다는 것은 어떤 이들에게는 아프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중략... 그래서 나를 알아가는 정은 일정 정도의 용기가 필요로 한다. 하지만 그 용기는 결국 나를 괴롭히는 많은 굴레와 속박으로부터의 자유로 이어질 것이다.


60p 슬픔을 대가로 자유를 얻다_애도의 의미

61p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


62p 인간이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은 빙산의 일각처럼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63p 풍선을 강한 힘으로 누르면 내려가지만 결국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그 가정에서 특정한 성격 유형이 형성되기도 하고 다양한 증상들이 유발되기도 한다.


64p 내담자의 어떤 과거는 현재까지 마음 한구석에 살아남아 현재의 성격과 생각 행동 등의 영향을 준다.


67p 자라나는 아이들도 마음속에는 세상에 대한 온갖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에 대해 호기심을 갖지 않는다... 중략... 어느 시점부터 방어 기제들이 호기심을 갖지 못하도록 작동하기 때문이다.


68p 그런데 자신에 대한 호기심을 망각하게 만드는 주범은 대개 자기 자신이다. 사소한 행동도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자기 자신이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경우들이 매우 흔하다. 자신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지면 자신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가 와도 흘러 보내기 십상이다. 호기심을 잃게 되면 상담실을 찾더라도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


69p 많은 내담자들이 상담 시간이 부모나 상담가를 위한 시간이라고 느낀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들은 매우 반사적이고 자동적이다. 스스로의 생각이나 태도, 감정들에 이토록 아이러니 한 면이 있다는 것에 대해 의문을 던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70p 나는 이렇게 자신에 대한 호기심이 내재화되어 상담가 없이도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으려는 태도가 충분해지는 종결을 판단하는 중요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71p 정신분석의 최종 종착점이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나는 단연 진정한 자유로움이라고 말할 것이다... 중략...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만드는 궁극적인 사슬과 족쇄는 대개 우리 안에 있다... 중략... 결국 핵심적인 단계에서 나의 발목을 잡는 것은 나다. 나는 나의 간수이며 나는 나의 수인이다... 중략... 내가 생각하는 자유로운 수용 받아들임에 가장 가깝다.


72p 수용은 모든 것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것과는 다르다. 나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의미에 가깝다. 나를 수용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좀 더 냉정하게 본다는 뜻이기도 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해야 하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분명하게 구분하고 거기에 맞추어 좀 더 적극적인 삶의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다.


74p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불완전하다. 세상이 불완전한 이유는 세상을 구성하는 우리 각자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매우 슬픈 일일 수 있다. 기존의 이상적인 기대와 욕망들로부터 작별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애도는 온전히 나 자신만을 위한 과정이지만 늘 즐겁고 쉽지만은 않다.


75p 우리는 살면서 계속 상실을 겪는다. 우리는 그 상실에 대해 꾸준히 애도해야 한다. 평생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타인과의 연결감과 애착, 내 안의 두려움과 불안 등의 실체를 마주하고 해결해 가면서 사는 이유를 하나씩 발견하는 것, 그래서 삶이 늘 아름답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죽고 싶은 이유보다 살만한 느낌이 하나도 더 드는 순간을 발견하는 것, 그 순간을 구원의 순간이라고 부르지 않는다면 무어라 부를 것인가.


68p 부모들 역시 많은 제약과 한계들을 지닌 완벽하지 않은 현실 속 인간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사십 대이고 십 대의 자녀를 두고 있다면 당신이 십 대 일 때 생각하던 부모의 이미지와 현재의 당신 자신을 비교해 보라. 그러면 그때의 부모 역시 미숙한 점이 많은 하나의 인간이었다는 것을 쉽게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어린 십 대의 눈에 비친 부모의 모습이 실제보다 얼마나 커 보였는지도 깨닫게 될 것이다.


81p 암묵기억은 몸에 각인된 기억이다.


82p 인간의 마음이나 감정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에서의 반복되는 패턴이나 타인에 대한 무의식적인 태도 등이 모두 암묵기억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83p 감정과 관련된 암묵기억은 어떤 계기를 통해 건드려지면 당사자는 관거의 기억이 아닌 현재로서 생생히 경험하게 된다.


86p 특히 유년 시절에 감정이나 관계 면에서 중요한 대상(주로 부모)과 경험했던 것들이 상담가나 타인과의 관계에서 반복되는 것이다.


87p 앎이 치유인 셈이다. 또 다른 방법은 기존의 암묵기억을 서서히 바꾸는 것이다... 중략... 모두 잊고 훌훌 털어버리라는 위로는 해결책이 아니다.


88p 암묵기억과 관련된 오래된 패턴이 바뀌는 과정. 그래서 낡은 부대를 과거로 보내고 새 부대에 새 술을 붓는 과정이 애도다... 중략... 수천번, 수만 번 반복해야 하는 것처럼,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 다른 삶의 패턴을 학습해야 한다... 중략... 우리 마음 깊은 곳의 생각과 감정들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가다 보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다.


2장 충분히 분노하고 온전히 슬퍼할 것

101p 마음속에 멈췄던 시계에 밥을 주어, 시계 침이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 애도다. 특히 딱딱하게 굳은 마음에 숨을 불어넣기 위해서 내 안에 박제된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인식해야 한다.


129p 증상이나 문제가 되는 성격적 패턴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과정이 바로 애도다.


168p 애도는 어쩌면 끊임없이, 오랫동안 우리가 해나가야 하는 어떤 과정일 수도 있다. 게다가 어떤 상실은 영원히 해석되지 않는 면을 갖는 경우도 많다... 중략... 말 그래도 어떤 뒷모습은 끝내 해석되지 않을 수도 있는 법니다. 그리고 진정한 애도는 해석되지 않는 뒷모습을 해석되지 않은 그대로 흘려보내고 받아들이는 것일 수도 있다.


3장 오직 나를 위해 울 것

178p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수동적으로 산다.


186p 인간으로서 갖게 되는 기본적인 감정을 느끼지 못할 때, 우리의 내면은 공허해지고 삶은 방향을 상실한다.


228p 구조환상 : 상대를 구조하지 못했다는 무력감 같은 것이다.(나는 행복하지 않은 부모님을 보는 게 힘들다.)


4장 비로소 자유로울 것

271p 트라우마의 큰 특성 중 하나가 바로 통제감 상실이다.


273p 부모와의 관계에서 많은 통제나 상실을 경험한 이들에게 통제의 상실은 곧 버려짐을 의미하는 경우도 많다... 중략... 통제를 할수록 본인이 의도한 방향과는 반대로 갈 것이다.


262p 수용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불안을 줄이고, 현실을 살아갈 힘을 얻는 것이다.


259p 욕망은 원하는 것이다. 우리가 원한다는 것은 일종의 결핍을 인식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의 마음은 받아야 했던 사랑, 채우지 못했던 욕망을 빚으로 생각한다. 받을 빚이 있어서 돌아온 것들이 채권자가 되는 것이다. 애도의 마지막은 수용이다. 수용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매거진의 이전글 평생 닿지 않을 평행선「가족의 두 얼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