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정해져 있을까?
오늘의 다짐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사방팔방으로
찾아드는 운명의 목소리
운명은 정해져 있을까?
이제 좀 괜찮다 싶으면
시험이라도 하듯이
사방팔방으로
찾아드는 운명의 목소리
망설여지는 발걸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가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애써 외면했다
운명은 결국 나에게
더 이상의 외면은
허락하지 않았다.
운명에 코가 껴
숨 가쁘게 내 달리는 발걸음은
눈물과 불안으로 얼룩진다.
정해진 운명 앞에 당당할 줄
알았던 마음은
운명의 한마디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다.
운명아!
제발 나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다오!
살 떨리도록 두려운
운명 앞에서
나는 그래도 좀 더 나은
선택을 한다.
그래..
정해진 운명이라면
바꿀 수 없는 운명이라면
나는 예전과 다른
선택을 하리라.
엄마,
어떻게 살고 싶어요?
열심히 살고 싶지?!
엄마,
왜 열심히 살고 싶어요?
손주들.. 손주들 보고 너랑 행복하려고.
엄마,
어떻게 살고 싶어요?
건강하게 살고 싶지?!
엄마,
왜 건강하게 살고 싶어요?
손주들.. 손주들이랑 너랑 행복하고 싶어..
엄마,
지금의 대답을 잊지 말아요!
내 인생이 왜 이리됐을꼬?!...
엄마,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중에
제일 잘한 게 뭐예요?
너들.. 너들.. 키우고 결혼시킨 거..
엄마, 그것만 기억해요.
피할 수도 없고
수레바퀴처럼
끊임없이 돌아가야 하는
운명이라면..
이번엔 좀 더 나를 위한
선택을 하리라.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끊어버릴 수 없는 가족,
이번엔 나 좀 더 이기적인
사람이 되리라.
내가 아파하지 않을 정도
내가 다치지 않을 정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괜찮다.
이번엔 달랐고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지리라.
붉어진 눈시울
끌어올린 입꼬리
잘했다.
잘했다.
이만하기 다행이고
이 기회에 운명을 바로 보았다.
이만하면 괜찮다.
오늘도 나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