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색으로 연결되어 있다.
하늘은 오늘도 깊은 파랑이었다.
그는 바닷가 벤치에 앉아 비행기들을 바라봤다.
하얀 기체가 천천히 하늘을 가르고,
그 뒤로 희미한 선이 남았다.
그 선은 금세 바람에 흩어졌지만,
그는 그 속에서 누군가의 흔적을 본 듯했다.
사람은 색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보이지 않아도, 마음이 간절해질수록
그 색이 진해지고 서로를 부른다고 했다.
그는 요즘 자주 꿈을 꿨다.
어디선가 푸른빛이 번지고,
물결 위로 희미한 실루엣이 서 있는 꿈.
그곳에서 그는 말없이 걸었다.
그리움이 짙어질수록, 빛은 점점 옅어졌다.
이상하게도 색이 사라질수록 꿈은 선명해졌다.
하늘은 어두워지고, 바다는 깊어졌다.
그 어둠 속에서 그는 조금씩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았다.
아마 그건, 누군가를 그리워한 끝에
그 마음이 꿈이 되어 흘러간 곳이었을 것이다.
그리움이 이룬 꿈,
그 꿈이 현실을 데리고 오는 순간.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
비행기의 잔음이 파란빛 속으로 스며든다.
그 순간,
하늘과 바다가 닿는 곳에서
아주 희미한 색이 반짝였다.
그는 미소 지었다.
파란색은 사라졌지만,
그 안에서 그는 여전히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