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이 좋으면 영어를 잘하는 걸까요? 발음이 좋으면 영어 말하기 실력을 인정받을까요? 발음과 영어 실력, 발음과 영어 말하기 실력은 상관관계가 있을까요?
영어 말하기 실력의 척도는 발음이 아니에요. 발음보다 중요한 것들이 있어요.
영어 발음이 좋으면 물론 좋아요. 발음이 좋으면 상대방의 반응도 달라져요. 영어를 잘하는 줄 알고 빨리 말하기 시작할 거예요. 하지만 발음만 좋고 그 좋은 발음에 준하는 내용이 따라 나오지 않는다면 듣는 사람들이 의아해할 거예요. 발음은 첫인상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하지만 딱 몇 분 동안만 지속하는 영향이에요.
영어 발음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나라가 한국인 것 같아요. 발음으로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사람이 유독 많아요. 미국식으로 굴려서 발음하면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요. 영국식으로 발음하는 게 더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한국 사람 앞에서 영어를 할 경우에는 미국식이나 영국식 발음을 하는 게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데 효과적이에요. 하지만 정작 외국인들과 대화할 경우에는 발음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니에요.
영어는 미국이나 영국 사람들만 쓰는 언어가 아니에요.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공용어의 개념이에요. 과학기술의 발달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 영어를 사용해야 할 일은 점점 많아질 거예요. 만나서 이야기하게 될 사람들의 영어 발음이 다 다른 상황이 펼쳐질 거예요. 프랑스 사람 발음, 호주 사람 발음, 스페인어를 하는 이들의 발음, 인도인 발음, 중국인 발음이 다 달라요. 모국어의 종류에 따라 발음과 억양과 악센트에 차이가 생겨요. 그리고 대부분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크게 신경 쓰지도 않아요. 앞으로 온∙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될 사람들은 미국 사람이 아니라 영어를 사용하는 다른 나라 사람일 확률이 높아요.
영어를 말하는 세계인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발음이 아니라 영어로 표현된 말속에 담긴 그 사람의 생각이에요.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일 뿐이에요. 발음보다 영어로 표현할 수 있는 생각이 더 중요해요. 중요한 것에 더 시간을 많이 사용하는 게 당연하고요. 좋은 발음을 위한 노력도 하면 좋지만, 집중적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은 콘텐츠와 유창성이에요. 영어 말하기를 연습하기에 앞서 영어로 표현하고 싶은 자신만의 생각을 많이 갖추세요. 독특하고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말을 하면 발음과 상관없이 세계인이 귀를 기울여요.
영어에 자신이 없는 부모들은 아이들의 영어 실력을 발음으로 속단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리고 부모의 발음에 자신이 없어서 아이에게 영어책 읽어주는 것을 망설여요. 발음에 과도하게 신경을 써서 아이가 말하려는 것을 위축시키기도 해요. 발음 때문에 아이와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부모도 많아요. 발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세요. 그게 좋은 영어 말하기 실력을 갖추기 위한 첫걸음이에요. 많이 말해야 말하기 실력이 늘어요. 발음이나 문법 등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지면 말하는 양이 줄어들게 되고, 결과적으로 말하기 실력이 향상되지 않아요.
정작 외국에서는 발음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지만, 한국 사람들이 발음에 민감하기 때문에, 좋은 영어 발음을 갖고 싶다고 솔직하게 토로하는 분들이 있어요. 좋은 발음을 가지고 싶다면 오디오북이나 영상물 음원을 많이 듣고, 따라 하는 연습을 하세요. 듣는 귀가 예민하고 모방 능력이 좋은 사람이 발음도 좋은 편이에요. 선천적으로 뛰어난 청음 능력이나 모방 능력이 없다면 연습량을 늘리는 방법밖에는 없어요. 읽은 것을 녹음한 후에 듣고, 원어민 발음과 비교하면서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세요. 발음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억양과 악센트예요. 단어 하나의 발음을 연습하기보다는 문장 안에서 단락 안에서 발음과 억양과 악센트가 어떤지에 관심을 기울여 듣는 연습을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