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신발 한 켤레가 있다
발등은 꺼지고
밑창은 닳아 있다
한때는 반짝였던 가죽도
비를 견디고 먼지를 삼키며
이름 모를 골목과 시린 새벽을 걸었다.
신발끈은 몇 번이나 끊어지고
급히 묶은 매듭은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
버려야 할 것들과
버릴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신발은 묵묵히
한 걸음씩 나를 데려왔다
낡은 신발을 들여다본다
그 속에 담긴 오래된 하루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