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는 동안 차가워진 머리를 따뜻하게 만들려면 음식을 먹으면 된다.
푹 자고 일어난 후에 활기차게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다르다.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로 멍하니 한참을 보낸다. 수면이나 휴식의 타성이 몸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주말, 연휴, 휴가가 끝나고 업무에 복귀해도 한 동안 어수선한 상태로 일을 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성격이 전혀 다른 일로 옮길 때도 마찬가지다. 이때 필요한 것이 워밍업이다.
워밍업은 말 그대로 온도를 올리는 과정이다. 운동선수들의 준비운동을 워밍업이라고 하고 하는데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근육을 풀어주면 온도가 올라가고 반응속도도 빨라진다. 실제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어떤 행동에서 다른 행동으로 넘어갈 때도 워밍업이 필요하다. 운동선수는 스트레칭을 하면서 근육을 풀어주고 학생은 공부하기 전에 책상을 정리한다. 직장인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서류를 정돈하고 차를 마신다. 이런 활동이 모두 워밍업이다.
이른 아침에는 두뇌 회전도 원활하지 않다. 잠에서 덜 깨서 그런 것도 있고 잠을 자는 동안 차가워진 머리가 아직 따뜻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잠을 잘 때는 체온이 떨어지고 뇌의 활동도 줄어들기 때문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멍한 상태가 된다.
차가워진 머리를 따뜻하게 만들려면 식사를 하면 된다. 아침 식사를 제대로 한 사람은 두뇌에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기 때문에 멍한 상태가 끝나고 집중력이 생긴다. 두뇌 회전율은 식사를 하고 한 시간 정도 지나서 빨라지고 4시간 정도 지나면 느려진다. 두뇌 회전이 가장 느릴 때는 절정기와 비교해서 1,000분의 1 이하로 떨어진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두뇌는 영양실조 상태에 빠진다.
나카지마 다카시 지음, 강신규 옮김, 《일의 80%는 월요일에 끝내라》, (21세기북스, 2007), 21쪽
동양과 서양에서는 오래전부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밥을 먹었다. 조선시대에는 아침밥과 저녁밥 두 끼를 먹는다고 해서 조석(朝夕)이라고 불렀다. 조선시대 양반은 아침식사 전에 ‘이른 밥 ’을 챙겨 먹었다. 새벽 4시쯤 일어나서 흰 죽이나 율무로 만든 죽을 먹었다. 서양의 ‘Breakfast ’는 긴 밤의 단식(fast)을 깨트린다(break)는 의미다. 단식을 깨트리면서 긴 시간 비어있는 속을 채우고 두뇌를 워밍업 한다.
뇌는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잠을 자는 동안 음식을 섭취할 수 없어서 아침에 일어나면 반드시 뇌에 포도당을 공급해주어야 한다. 아침식사를 하면 뇌는 포도당을 공급받고 활동하기 시작한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아침식사가 정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실험한 결과 아침식사는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지식 습득력, 기억력, 신체의 성장을 촉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식사가 두뇌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침식사는 휴식 상태인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작용을 한다. 식사를 하고 30분~1시간 정도 지나면 두뇌와 몸으로 영양이 공급되어 활동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으면 멍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활동하는 것도 자연스럽지 않다. 아침식사를 하면 음식을 씹는 행위에 의해서 교감신경계가 흥분하고 동시에 에너지 대사도 활발해져서 정신도 맑아진다.
적당한 양의 음식 섭취는 중요한 회복 활동이다. 스포츠 과학 분야의 권위자 잭 그로펠 박사는 “세 끼 중 아침이 가장 중요하다. 적은 양의 영양가 높은 아침 식사가 스트레스를 줄이고 신체의 회복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했다.
머리와 몸을 깨어나게 하려면 아침식사를 해야 한다. 많이 먹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음식이 주는 휴식의 효과는 매우 크다.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우유, 빵, 싱싱한 채소와 과일 또는 잡곡밥과 된장국 어떤 아침식사라도 적당한 양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식사 습관을 들이면 두뇌와 몸의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안정감까지 얻을 수 있다.
참고문헌
나카지마 다카시 지음, 강신규 옮김, 《일의 80%는 월요일에 끝내라》, (21세기북스, 2007), 21쪽
정경수 지음, 《휴식, 노는 게 아니라 쉬는 것이다》, (큰그림, 2017), 87~8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