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결합하는 능력
자기소개서, 이력서와 함께 나를 보여주는 서류로 포트폴리오가 있다. 디자이너, 개발자만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건 아니다. 과거에는 포트폴리오에 직업적으로 활동했던 일만 적었다.
요즘은 그렇지 않다. 특히 혼자 일하는 사람은 활동 포트폴리오에 능력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활동을 넣어야 한다. 기존의 포트폴리오가 경력을 보여주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였다면 활동 포트폴리오는 돈을 벌기 위해서 했던 일 외에 능력을 계발하기 위해서 했던 일, 살아오면서 경험한 가치 있는 일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한 인생 포트폴리오다.
경영 사상가 찰스 핸디는 《코끼리와 벼룩》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을 정리한 포트폴리오를 ‘ 활동 포트폴리오’라고 했다. 활동 포트폴리오는 직업과 경제생활을 위한 활동, 좋아서 하는 활동, 대의를 위한 활동으로 이루어진다.
다이앤 멀케이 지음, 이지민 옮김, 《긱 이코노미》, (더난출판, 2017), 46쪽
흥미를 느끼고 열정적으로 했던 일, 현재 하고 있는 일, 꾸준히 하고 있는 봉사활동도 활동 포트폴리오에 넣는다.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취미로 하다가 직업을 바꾼 사람도 많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작품을 만들던 시대에는 한 사람이 예술가도 되고 의사도 되고 엔지니어도 될 수 있었다. 한 사람이 다양한 분야의 일을 했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분업이 효율과 생산성을 높였다. 분업의 시대가 되면서 여러 사람이 각자 맡은 일을 열심히 하면 더 많은 결과물이 나오는 구조로 바뀌었다. 하지만 미래는 분업이 생산성을 높이던 시대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모든 일을 혼자서 할 수는 없지만 좋은 결과물을 만들려면 전문가 수준의 능력과 다른 분야를 이해할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을 갖춰야 한다.
한 가지 일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스페셜리스트(Specialist)라고 하고 여러 방면의 지식을 가진 인재를 제네럴리스트(Generalist)라고 한다. 경제만 알고 문화를 모르거나 기술만 알고 예술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결합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깊이 있는 창조’를 할 수 없다. 전문 분야의 일 외에 여러 분야의 일을 두루 잘하면 더 많은 기회가 생긴다. 혼자 일하는 사람은 전문 분야뿐만 아니라 새로운 분야의 능력을 계발해서 다양한 영역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도요타에서는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를 T자형 인재라고 했다. T의 가로 선은 다양한 분야의 넓은 지식, 세로 선은 전문 분야의 깊이 있는 지식을 뜻한다. 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스페셜리스트와 여러 분야에 폭넓은 지식을 가진 제네럴리스트가 합쳐진 형태가 T자형 인재다.
T자형 인재를 스페셜-제네럴리스트(Special Generalist) 또는 멀티플레이어라고 한다. 도요타는 기술을 뜻하는 ‘기능(技能)(, skills)’을 중요하게 평가하면서 조직에서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하는 의미의 ‘기능(機能, function)’을 최대한 발휘하는 인재라는 의미에서 T자형 인재상을 만들었다.
모리타 게이코 지음, 최현숙 옮김, 《도요타 100》, (네모북스, 2005), 223쪽
안철수연구소는 A자형 인재상을 만들었다. A자형 인재상은 한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이 세로로 맞닿아 있고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춘 인재를 의미한다.
두 가지 인재상의 공통점은 깊이 있는 전문 지식과 다양한 분야의 폭넓은 이해다. 한 분야를 깊게 아는 것은 기본이고 넓은 분야의 지식을 두루 갖춰서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능력이 더 중요한 시대다. 언제 어디서든 혼자 일하면서 살아남으려면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키워야 한다. 누구나 갖고 있는 지식과 경험, 스펙으로는 부족하다.
앞으로 전문 기술이 없으면 혼자 일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전문분야의 능력이 없으면 조직에서도 살아남기 어렵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수년 동안 노력해서 쌓은 지식으로 평생 안정적인 수입을 받을 수도 없다. 전문 분야 외에도 새로운 분야에서 지식을 쌓고 능력을 키워서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융합해야 혼자서도 계속 일할 수 있다.
참고문헌
다이앤 멀케이 지음, 이지민 옮김, 《긱 이코노미》, (더난출판, 2017), 46쪽
모리타 게이코 지음, 최현숙 옮김, 《도요타 100》, (네모북스, 2005), 223쪽
정경수 지음, 《혼자의 기술》, (큰그림, 2018), 2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