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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님 Mar 06. 2023

2023.2.28

어떤 개념에 대해 개인이 내리는 조작적 정의는 많은 것을 설명한다. “부자가 된다는 건 어떤 걸 말하는 걸까요?”, “외롭다는 건 어떤 거죠?” “사랑받는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죠?” 노련한 상담자는 적당한 때에 적절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내담자의 자기이해를 돕고 상담과정에 도움을 받는다.


도무지 진전이 없는 작업이지만 매일 끌어안고 이리저리 굴리며 버텨보고 있는 날들. 지나가던 지오가 어깨 너머로 슥 들여다 보더니 말을 걸었다.

“열공하시네요. 꼭 성공하세요!”

막다른 골목에서 공연히 연필 끝만 깨물고 있던 나는 짐짓 노련한 상담자처럼 물었다.  

“어떻게 하는 게 성공인데?”

“음…. 끝마치는 거?”


어… 그러네. 지금의 지오에게 성공은 끝까지 다 해내는 것이었다. 오늘 하기로 한 피아노 숙제를 다 마쳤을 때, 풀기로 했던 수학 문제를 끝냈을 때 “우와 다했다!”하며 지오가 양팔을 번쩍 들어올리던 모습이 떠올랐다. 후련함과 뿌듯함이 덕지덕지 묻은 그 얼굴.  

나도 마찬가지다.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이걸 가지고 돈을 많이 벌거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것이 아니다. 단지 중간에 엎어지지 않고, 없던 일이 되어버리지 않고 이 작업을 끝까지 무사히 밀고 나가는 것. 그리하여 다음이 있기를, 다른 기회를 만들 매듭의 시작이 되기를.


성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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