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기 가득한 그림을 보고 있자니 1월의 한중간에도 여름 안에 있는 것 같다. 맘껏 자라보았던 여름을 추억하며 겨우내 가만히 땅속에 웅크리고 있는 풀들, 아직 여름을 맞아보지 못한 풀씨들, 바싹 마른 가지 끝에 솜털옷 걸치고 돌돌 말려 있는 겨울눈들. 엊그제 도서관 가는 길에 본 꽃나무 하나는 연둣빛으로 물이 올라있었다. 아직 아니야. 아직은 겨울. 조금 더 웅크리고 있다가 여름이 되면, 초록의 여름이 되면 맘껏 틔우고 펼치고 자라길.
#수수바의여름마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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