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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님 Mar 06. 2023

2023.1.17

아침에 일어나니 38도, 병원 가서 재니 40도. 비접촉식 체온계에 빨간불이 번쩍번쩍거렸다. 몽롱하게 집에 돌아와 누운 동안 두 형제가 연달아 오가며 “엄마, 뭐 필요한 거 없어요?”하더니 물도 떠다 주고, 목도리도 둘러주고 양말도 신겨주고, 인형도 갖다 안겨주었다. 조금 있다가는 다용도실에서 짜장라면을 찾아다가 한 명은 조리법 읽고, 한 명은 물 끓여 합심해서 라면을 끓였다고 기뻐하는 폼이 내가 누워있는 틈을 타서 둘이 더 신난 것 같기도 하고. 이제 제법 쌀 씻어서 밥도 잘 안친다. 이렇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든 데는 사계절 출판사의 자신만만 생활책이 한몫, 입짧은햇님이 한몫 한 것 같다(몇달 전, 입짧은햇님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밥을 지어먹었다는 일화를 흥미롭게 들었다). 덕분에 아들들이 차려준 밥 먹고 약도 먹었다. 저희들 손으로 밥상 차려 먹을 생각을 하다니 자립의 첫걸음이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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