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 아닌 것처럼...
마지막 출근 주 화요일.
팀원들과 점심을 먹었다.
나를 위해
늘 가던 회사 근처 식당 말고
근사한 곳으로 안내했다.
희망퇴직 소식을 전하던 날
눈물을 쏟아내었기에
울지 않기로
서로 약속했다.
대화가 조금씩 끊어졌다.
괜히 밝은 얘기를 하고
괜히 더 웃었다.
"우리 계속 볼 거잖아, 웃자!"
아무 일 아닌 것처럼...
목이 계속 탔다.
계속 물을 마셨다.
목이 자꾸 막혔다.
밥을 먹으며
한 명씩 얼굴을 봤다.
같이 모닝커피 하던 아침들,
프로젝트 끝내고 웃던 날들,
회의실에서 투닥거리던 순간들이
잠깐씩 스쳐 지나갔다.
괜찮다가
울컥한다.
‘ 아니야, 울지 말자.’
그러다 화장실을 다녀온다던
팀원 두 명이 뭔가를 들고 온다.
마음을 담아 준비한 꽃과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넣은
기념패다.
살면서 이런
슬픈데 기쁜 순간이
또 있을까.
회사를 떠나는 건
끝이 있으니까 받아들였는데,
사람들과 헤어지는 것이
참 힘들었다.
"다들 고마웠어.
함께 하는 동안
내 편이 있어 따뜻했고
힘이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