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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랑의 이해 안수영과 하상수 대화보며 든 생각

이 드라마 속 주인공은 왜 그리 답답한가



답답한데 계속 보는 드라마,
나에겐 생소한 경험이다. 


드라마 <사랑의 이해>14화도 그랬다. 보는 내내 답답했는데, 난 그 답답함의 근원을 찾은듯하다. 시작하지 못하는 마음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 때의 내가 드라마 속 안수영과 하상수에게 보여서 그리 답답했나보다.


이 드라마의 제목을 다시 짓는다면 난 좀 임팩트가 없더라도 <시작이 어려운 사랑의 이해>라고 짓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에 대한 두려움이 이렇게까지 큰 두 사람을 보며 답답함을 느낀다. 그런데 나 또한 그런 순간들이 있었음을 기억해냈다. 오래 전의 나도 그랬다.


그런데 그것이 단지 어려서일까? 사랑을 몰라서일까?란 생각으로 이어졌다. 단순히 '어려서 그랬었지', 라고 하기엔 나이가 들어서도 어려웠다. 십수년을 다가가길 망설이고, 다가갔다 멀어졌다를 수십번 반복했다. 그리고 아마 계속 그랬을 것이다. 내가 혼자였더라도 난 그 사람에게 그랬을 것이다.


그런 반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연인과의 시작은 참으로 쉬웠다. 쉬웠다는 말이 좀 가볍게 느껴지긴 하지만 우린 정말로 그랬다.


그냥 좋았고, 좋으니까 표현했고, 좋아서 다가갔다. 그도 그랬다.


인연이 있나보다, 라는 말로 덮고 싶진 않다. 다가가지 못하는 마음이 있구나, 시작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구나, 정도로 이해한다. 그 때 "그 사람"에겐 다가갈 수 없었고, 주저했고, 그래서 시작하지 못했다. 나라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과의 케미가 그랬다. 그 땐 다 내가 못나서 그런 줄 알았지만 오해였다. 나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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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포클로이(이혜진)

사진: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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