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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Jan 06. 2024

함박눈이 삼킨 만 발자국


저녁 식사후 아파트 단지를 걷는 게 일상 루틴 중 하나.

내 걸음이 좀 빠른 편인데, 나의 보통 속도로 한 바퀴를 돌면 15분, 조금 빠르게 걸으면 13분 쯤 걸린다.

세 바퀴를 돌면 거리로 대략 4km, 걸음 수로는 5,000정도가 나오는데, 특별한 일이 없으면 80분, 만 보 정도를 걷는다.


오늘은 걷는 중 눈이 엄청나게 내린다.

패딩과 모자에 쌓여가는 눈도 나쁘지 않고,

소복히 쌓인 눈을 바라보는 것도 좋고,

뽀송뽀송한 느낌의 흰 눈에 걸음을 옮길 때마다 들리는 "뽀도독~" 소리도 좋고,

뒤돌아 보는 나만의 흔적도 좋은데,

바퀴를 돌 때마다 계속 내리는 눈으로 인해 내 흔적이 소거되며 다시 순백에 첫 발자국을 내딛는 느낌에 걷는 즐거움이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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