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마르 성채 안의 크리스투 수도원에 대한 느낌은 부조화다.
대부분의 건축물은 나름 건축가의 캐릭터와 루틴이 담겨 있다. 하지만, 크리스투 수도원은 여러 건축가가 각자의 개성을 살린 각기 다른 건축물을 가져와 이어 붙이기를 한 듯, 좌우가 다르고 앞뒤가 다르고 바깥 건물과 안쪽 건물의 형태와 구조와 소재가 다르다. 이렇듯 다양한 칼라와 형태를 보여주는 건축물을 하나하나 설명하는 것보다 사진을 통해 느껴보는 게 좋을 듯하다.
건축 양식도 다르고,
위는 위대로 아래는 아래대로 각자 만들어 끼워 붙인 형상이다. 어떻게 저렇게 붙일 생각을 했는지, 너무 성의없이(?) 보이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오랜 기간 관리가 안 된 듯하고,
이것 역시 처음부터 계획된 설계라기 보다 시간차를 두고 그때 그때 필요성에 의해 증축하다 보니 각각 이어 붙여진 느낌이다.
이것도 문 만 따로 만들어 붙인 듯한데, 물론 파손된 문을 추후 보수하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그럴 경우, 후공정을 통해 톤을 맞추는 게 일반적이다. 유적지의 경우는 특히. 이건 무개념이라 하기에는 너무 티가 나 오히려 나 같은 문외한이 이해 못하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것도 뭔가 부자연스럽고 어색하다. 디테일이 섬세하고 화려한 다른 건축물과 비교하면 마치 미완성 작품같다.
이제 투마르 성채의 크리스투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 보자.
일단 놀란 건 내부 색채와 구조.
유럽의 성당을 보면 경이롭기도 하면서, 일견 성당이 꼭 이렇게 화려해야 하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황금색으로 치장된 성당이 많았지만, 이곳은 황금색은 자제되고 다채로운 색과 형태가 주를 이룬다.
각기 다른 모습의 소규모 예배실도 많았고,
묵상 할 수 있는 곳도 많은데, 모든 공간들이 전체적인 틀 속에서 설계되지 않고 따로 따로 구상한 것들을 모아 구성한 느낌이다. 마치 예배당 전시장 같다.
복도 벽 하부가 아줄레주로 치장된 이 곳은 수도원 수사들의 숙소다.
여기가 수도원 식당. 모든 실내의 공통점은 천장이 아치형이다.
심지어 주방마저도.
배식구가 있는 게 재밌다.
기념품점에는 와인도 있다.
와인병의 레이블이 특이해 사연이 있을 거 같아 자료를 찾아보니, 투마르 지역은 서구 중세 3大 기사단 중 하나인 템플 기사단에 12세기에 헌정되었다. 자연스레 투마르城은 템플 기사단의 행정본부와 주거지로 사용되었다. 그런 사연을 담아 와인의 레이블에 투마르 城의 사진과 템플 기사단의 문장을 담은 듯하다.
로제와인.. 눈길이 계속 꽂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