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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Sep 01. 2024

창의와 부조화의 경계 크리스투 수도원


투마르 성채 안의 크리스투 수도원에 대한 느낌은 조화다.


대부분의 건축물은 나름 건축가의 캐릭터와 루틴이 담겨 있다. 하지만, 크리스투 수도원은 여러 건축가가 각자의 개성을 살린 각기 다른 건축물을 가져와 이어 붙이기를 한 듯, 좌우가 다르고 앞뒤가 다르고 바깥 건물과 안쪽 건물의 형태와 구조와 소재가 다르다. 이렇듯 다양한 칼라와 형태를 보여주는 건축물 하나하나 설명하는 것보다 사진을 통해 느껴보는 게 좋을 듯하다.

건축 양식도 다르고,

위는 위대로 아래는 아래대로 각자 만들어 끼워 붙인 형상이다. 어떻게 저렇게 붙일 생각을 했는지, 너무 성의없이(?) 보이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오랜 기간 관리가 안  듯하고,

이것 역시 처음부터 계획된 설계라기 보다 시간차를 두고 그때 그때 필요성에 의해  증축하다 보니 각각 이어 붙여진 느낌이다.

이것도 문 만 따로 만들어 붙인 듯한데, 물론 파손된 문을 추후 보수하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그럴 경우, 후공정을 통해 톤을 맞추는 게 일반적이. 유적지의 경우는 특히. 이건 무개념이라 하기에는 너무 티가 나 오히려 나 같은 문외한이 이해 못하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다.

이것도 뭔가 부자연스럽고 어색하다. 디테일이 섬세하고 화려한 다른 건축물과 비교하면 마치 미완성 작품같다.


이제 투마르 성채의 크리스투 수도원 안으로 들어가 보자.

일단 놀란 건 내부 색채와 구조.

유럽의 성당을 보면 경이롭기도 하면서, 일견 성당이 꼭 이렇게 화려해야 하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황금색으로 치장된 성당이 많았지만, 이곳은 황금색은 자제되고 다채로운 색과 형태가 주를 이룬다.

각기 다른 모습의 소규모 예배실도 많았고,

묵상 할 수 있는 곳도 많은데, 모든 공간들이 전체적인 틀 속에서 설계되지 않고 따로 따로 구상한 것들을 모아 구성한 느낌이다. 마치 예배당 전시 같다.


복도 벽 하부가 아줄레주로 치장된 이 곳은 수도원 수사들의 숙소다.


여기가 수도원 식당. 모든 실내의 공통점은 천장이 아치형이다.

심지어 주방마저도.

배식구가 있는 게 재밌다.


기념품점에는 와인도 있다.

와인병의 레이블이 특이해 사연이 있을 거 같아 자료를 찾아보니, 투마르 지역은 서구 중세 3大 기사단 중 하나인 템플 기사단에 12세기에 헌정되다. 자연스레 투마르城은 템플 기사단의 행정본부와 주거지로 사용되었다. 그런 사연을 담아 와인의 레이블에 투마르 城의 사진과 템플 기사단의 문장을 담은 듯하다.

로제와인.. 눈길이 계속 꽂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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