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by 안철준

안녕하세요, 촌장입니다.


오늘은 저의 최근 고충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볼까 합니다.

전 주로 혼자 일합니다. 프로젝트에 따라 다른 전문가들과 협업하기도 하지만, 혼자서 하는 일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런 업을 솔로프리너라고 부르기도 하죠.

'솔로프리너(Solopreneur)'는 솔로(Solo)와 엔터프리너(Entrepreneur)의 합성어로 1인 비즈니스 모델의 유형을 일컫는 말입니다.

솔로프리너에 대한 얘기는 지난 번 수요레터에서도 소개해 드린 바가 있습니다. (수요레터 212회)

뭔가 멋져보입니다만 실상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사실 일하는 건 거의 비슷합니다. 노동이 쉬운 적은 없죠)

그래서 가끔 외롭고 두렵고 헛헛하다는 감정이 훅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이 일에 대한 방향성과 방법이 과연 맞나라는 의심이 들기도 하고, 스스로에 대한 객관화가 어렵기 때문에 불안한 마음이 때때로 스스로를 괴롭히기도 하죠.

하루 이틀 견디면 끝나는 게 아닙니다. 잊을만 하면 또 불쑥 터져나오는 감정과 상태들입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 이런 무기력과 두려움을 수시로 대면해야 하는 숙명일 수 밖에 없죠.

외롭고 힘든 과정을 넘어서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오늘 수요레터에서는 나름의 제 방법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흔들거림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먼저 이런 불안한 감정이 자연스러운 거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우선입니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람이지 로봇이 아닙니다. 열심히 달리다 보면 지치기도 하고 힘겨워지는 게 당연합니다.

그냥 무난한 시간들이 계속되면 딴 생각들이 치고 들어오기도 합니다. 공상에 잠기기도 하고, 일이 손에 잘 안잡힙니다.

권태로움이 일상의 적이 되기도 하는 거죠.

그럴 때 "아, 또 이 시간이 찾아 왔구나" 하고 받아들이면 됩니다.

흔들거림은 자연스러운 상황임을 그냥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일단 쉬는 것도 좋다

이런 흔들림이 시작되면 일상에서 벗어나 조금 여유를 가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영화를 봐도 되고, 산책도 괜찮습니다. 오랫만에 반가운 벗을 만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뭐든 일상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 앞에서 말한 흔들거리는 감정을 추스리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도 잘 통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조금 차도가 있는 것 같다가도 금방 힘든 감정이 몰려오기도 하죠.

"아 왜 이렇게 일이 잘 안되지? 왜 이렇게 불안하지?"

숱한 질문들과 의기소침함이 사라지지 않을 때, 저는 이렇게 합니다.



루틴을 지켜낸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바로 이겁니다. 루틴을 지켜내는 것.

아무리 흐트러져도 하루의 루틴을 지켜내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일이 잘 되던 되지 않던, 감정적으로 흔들리던 흔들리지 않던 상관없이 하루에 맹목적으로 지켜내는 자신만의 루틴을 묵묵히 지켜내는 것은 평정심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경험적으로 배웠습니다.

감정이라는 건 수시로 변합니다. 날씨에 따라 변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변덕스러운 것이 감정입니다.

감정을 스스로 잘 컨트롤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하지만, 제 경우는 그게 잘 되 않더라구요.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 명상 같은 걸 하면 오히려 더 잡생각들이 쏟아져 나와서 더 힘들 때도 많았어요.

그래서 저는 상황이 어찌되었던 감정이 뭐가 되었던 상관하지 않고, 오늘의 루틴을 그냥 지켜내려 노력할 뿐입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평상의 감정으로 돌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요즘 지키고 있는 몇 가지 루틴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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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틴1 : 아침 6시 일어나기

혼자 일하기 때문에 지켜야할 출근시간이란 게 딱히 없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일상이 흐트러지기 딱 좋은 환경이죠. 그래서 무조건 시작하는 시간을 고정해 두는 게 저에겐 꼭 필요했습니다.

새벽기상은 누구나 갈망하는 습관 중 1, 2위에 들지 않을까 합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습관 말이죠.

사실 저도 오래 전부터 새벽기상, 아침루틴을 생활화하기 위해서 참 무던히도 노력했었더랬어요.

성공과 실패의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면서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과연 무슨 소용일까 그런 회의감이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의 시간을 챙기는 것이 참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걸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26년이 시작되면서 아침 6시에 일어나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사실 5시쯤 일어나는 것으로 시도하기도 했는데, 이건 제 생활 습관 상 너무 힘들더군요. 최소한의 수면시간 확보를 위해서는 아침 6시에 일어나는 것이 저에겐 최선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뭔가 대단한 것을 해내고 있지는 못합니다.

어떨 때는 일어나긴 했는데, 졸려서 30분동안 멍하니 앉아 있을 때도 있구요.

유튜브 쇼츠 알고리즘에 휘말려 아침 시간 대부분을 쓸데없는 영상을 보는 데 낭비할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게의치 않아야 한다는 게 오랜 경험치의 생각입니다.

뭔가 대단한 생산성을 아침에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어떤 날은 굉장히 효율적인 아침을 보낼 때도 있지만, 어떨 때는 실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실패와 성공들을 그냥 받아들이는 겁니다.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만 버리지 않으면 되고,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안심시켜도 됩니다.

"그래, 오늘은 이렇게 되었군" 하고 쿨하게 넘어갑니다. 인간은 원래 그런 불완전한 존재이지 않나요?

하지만 아침 6시에 눈을 뜨고, 양치하고, 세수하고, 스트레칭을 한 다음에 책상에 앉는 이 루틴만은 지켜내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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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에 일어나면 일출을 볼 수 있습니다.




루틴 2 : 스탑워치

감정적으로 흐트러지거나 뭔가 무기력해질 때엔 당연하게도 일의 집중도를 유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떤 작업을 시작할 때 스탑워치를 켜는 습관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수요레터를 쓰는 지금도 스탑워치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20분 35초를 막 지났네요)

일하는 전체 과정에 대한 시간을 재는 것이 아니고, 하나의 그 업무, 그 태스크에 걸리는 시간을 나눠서 측정하는 겁니다.

애플워치의 바탕화면에 스탑워치 바로가기를 만들어 두고, 일을 시작할 때 스탑워치 버튼을 누릅니다. 그러면 시간측정이 시작되죠.

그 태스크가 마무리되면 스탑워치를 다시 눌러서 얼마나 시간이 걸렸는지 간단히 확인하고 메모해 둡니다.

별거 아닌 행동이지만, 스탑워치를 누르면서 "자, 이 일을 시작해 보자" 라는 신호를 줍니다. 달리기를 시작할 때 스탑워치를 누르면서 출발하는 그 기분하고 거의 비슷합니다.

제 경험상, 스탑워치 습관은 일에 대한 몰입도를 굉장히 높게 만듭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일을 마칠 건가에 대한 측정에 스탑워치 측정의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5분이 걸려도 되고, 10분이 걸려도 상관없습니다. 30분이 걸려도 문제 없구요.

일을 마감하는 속도를 줄이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단지 일에 대한 긴장감을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입니다.

또한 그 일, 그 업무가 얼마만큼의 리소스가 필요한 것이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함도 있습니다.

"이 일은 대략 5분 정도가 걸리는 일이었구나." "이건 생각보다 더 짧게 마무리할 수 있는 일이었네."

"어, 이 일은 원래 10분 정도였는데, 15분이 걸렸네. 뭔가 평소와는 다른 허들이 있었네."

이렇게 업무에 대한 흐름과 인식을 가질 수 있게 만듭니다.

이렇게 측정해 보면, 평상시 생각했던 그 업무에 대한 리소스 투여시간과 실제 걸리는 작업 시간에 대한 괴리감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파편화된 일들의 속성을 파악하고, 일에 대한 집중도를 높히는 방법으로 저는 스탑워치 방법을 습관화하고 있습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아마 많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거든요.

그런데 원래 이 일이 얼마나 일을 빨리 끝낼 것인가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일의 속성을 파악하고 무엇보다 집중도와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한 습관 만들기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면 꽤나 효과적인 방법임을 이해하실 겁니다.

흐트러진 감정을 추스리고 일상의 업무로 복귀하는데 이만한 방법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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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스탑워치를 시작합니다. 아직은 일을 할 때 까먹을 때도 많습니다.




루틴 3 : 운동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바로 그 습관, 운동입니다.

운동하기 습관을 만든지는 1년이 훌쩍 넘어섰네요. 수없이 많은 실패와 도전 끝에 만들어낸 루틴입니다.

저녁 9시가 넘으면, 집근처 헬스센터에 가서 운동을 하고 사우나를 하고 집에 옵니다.

운동이 잘 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몸도 힘들고 정말 가기 싫을 때 누구나 있잖아요. 그리고 약속이나 다른 일 때문에 가기 어려울 때도 많고 말이죠.

이런 저런 이유와 핑계에도 불구하고 그냥 헬스센터에 가서 정 안되면 눈도장 찍고, 샤워만이라도 하고 돌아옵니다.

운동복으로 갈아 입었는데도 운동하기 너무 싫으면 그냥 10분 정도 스트레칭만 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잘 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지만, 그냥 가서 헬스센터에 도장을 찍는 것만은 최대한 지켜려 노력합니다.

귀찮지만 일단 가면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러닝만 조금 하다 갈까 그렇게 마음이 바뀌는 경우도 많습니다.

솔로프리너에겐 건강을 지키는 것, 프로젝트를 많이 해서 비즈니스적으로 성장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덕목입니다. 오래 이 일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건강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몸이 재산이다"라는 격언은 더할나위 없이 적확한 표현입니다.

하지만, 단지 건강의 목적만이 아니라 흐트러진 감정과 무기력함을 극복하는 방법으로도 운동은 너무도 좋은 습관입니다. 몸을 움직인다는 행위 자체가 주는 상쾌한 무언가가 있습니다.

단 하나의 루틴만 가져가야 한다면 저는 주저없이 운동을 선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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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매일 운동을 해도 몸은 그리 좋지 못합니다. 이젠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그렇습니다. 늘 흔들리고 불안하죠.

특히나 혼자 일하는 솔로프리너에겐 때때로 솟구치는 이러한 감정의 요동과 무기력 때문에 힘들 때가 많습니다.

프로젝트가 잘 안될 때는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현실이 되고, 이런 저런 고민으로 미래의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게 됩니다.

혼자 일한다는 것은 이렇게 수많은 감정들과 함께 가는 일이라 생각 듭니다. 그래서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극복해야 한다고들 말을 하죠.

하지만 이런 태도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감정들과 상태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잘 다스려야 하는 종류의 것입니다.

없애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그냥 받아들이고, 이런 감정과 혼란이 찾아오면 가급적 덜 데미지를 입으며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실제적인 방편을 모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그런 일상의 회복의 기회, 루틴을 통해서 좀 더 빨리 찾아낼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도 자신만의 루틴 꼭 만들어가길 권해 드립니다.


촌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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