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이것
신혼부부가 경제 공동체로서 한 해의 자산을 운영할 때 중요하게 설정해야 할 항목 중 하나는 바로 '경조사비'다. 특정 기간 반드시 나가는 지출 비용임과 동시에 서로의 가족과도 관계가 있는 영역이라 미리 상의하지 않으면 자칫 기분이 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너희 부모님은 왜 그렇게 챙기고 우리 부모님은 왜?'라는 문제로 넘어가기 시작하면 닿을 수 없는 평행선 싸움이 될 수 있다. 서로의 마음을 오해하지 않고, 경조사도 잘 챙기려면 논의가 필요하다. 결혼 생활은 작은 것들의 축적과도 같아서, 웬만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부분이라 할지라도 챙겨두는 것이 좋다.
경조사비 책정은 이렇게 해보자
우리 부부는 경조사비를 이렇게 책정하고 있다. 우선 반드시 지출이 필요한 날은 생신을 포함 설날/추석의 명절, 어버이날, 그리고 기타 상황 변수로 생길 수 있는 항목을 따로 챙긴다.
일단 부모님은 두 분을 나누지 않고 하나의 단위로 책정하며, 생신/설날/추석의 경우 현금으로 한다. 부모님들도 현금을 좋아하시기도 하고, 이래저래 나눠질 수 있는 선물의 변수를 현금으로 통제가 가능하다는 점도 깔끔하고 좋다. 일석이조!
어버이날의 경우, 마음을 전달하는 날이기에 20만 원 상당의 선물을 기준으로 잡았다. 그 외 기타 예상치 못한 상황은 늘 있기 마련이기에 미리 여유분을 빼둔다.
이렇게 하여 총액은 연간 300만 원으로 한 해가 시작되는 1월 1일 1년 우리 집 예산 가운데 미리 통장에 넣어 별도로 관리한다. 만약 당장 활용할 수 있는 300만 원의 여분이 없다면, 이걸 먼저 여유분을 모으는 걸 추천한다. 지출 관리는 우리가 계획하고 통제 가능하게 될 때 비로소 가능하고 흔들림 없이 예산을 운영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조사비 배분의 핵심은 결국
공평하게 설정하는 것이다. 이것이 꼭 비용적으로 동일해야 한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떤 가정의 경우 어버이날은 챙기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때의 비용은 제외하고, 다른 날 좀 더 책정하는 식으로 말이다.
모두가 같은 상황은 아니고, 우리 모두는 개별적으로 다르다. 여기에서 더 좋고 올바른 가정이란 것도 없다. 각자에게 맞춰 사는 것일 뿐. 그런저런 것들은 모두 덜어내고 심플하게 생각해서 책정하자. 서로 서운하지 않도록 충분히 고려하고 질문해 보면서 말이다.
정량적으로 한 해의 우리 집 예산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될 뿐만 아니라, 정성적으로 서로의 가족을 한번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함께 하면 기쁜 것이 배가 되고,
힘든 것은 반이 되는 것.
경제 공동체로서 종잣돈은 배가 되고,
힘든 것은 반이 되는 것.
결혼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가 되는 기쁨을 누리려면 더 작은 부분도 충분히 신경 써야 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 모두 각자의 인생을 응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