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MZ세대 트렌드, 요즘 유행하는 줄임말.. 매년 해가 바뀔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트렌드 서적들..
우리는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투자하고 그렇지 못하면 조금 뒤처진 느낌을 받는다.
특히 소비자의 취향에 크게 영향을 받는 마케팅과 광고에서는 트렌드 파악이 아주 중요한 일이다.
나는 한 때 광고대행사 인턴으로 일하며 sns 광고를 제작한 적이 있는데 매번 트렌드를 찾고 유행하는 말이나 힘을 토대로 콘텐츠를 기획했다.
재밌는 일이긴 했지만 계속하면서 과연 이게 맞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맞다. 현타가 온 것이다.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유튜버나 TV 속에 나온 유행어를 따라 남들과 비슷한 콘텐츠만 만들고 있는 것이 진짜 마케팅일까라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꼭 과대 포장된 과자처럼, 트렌디해 보이는 형태에만 집중하고 정작 중요한 메시지의 의미는 줄어들거나 퇴색되는 느낌이 들었다.
'~마렵다'라는 말이 유행할 때, 이 말을 쓴 친구와 싸웠다는 기사가 이슈가 되기도 했었다.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유행이니까 함께 웃으며 즐기자라는 의견과 대소변에 쓰는 말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이 한글을 해친다는 의견의 대립이었다.
나는 이 기사에 매우 공감했다. 웃으면서 즐길 수도 있지만 가끔은 그러기엔 너무 '웃음'에만 집중돼 본래 의미가 변해버리기 때문이다.
'~마렵다'란 말도 나에겐 그렇게 다가왔다. 미숙한 어른의 모습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프로이트의 심리성적 발달이론에서 성적 에너지인 '리비도'를 충족시키는 방법이 성장을 하면서 달라지고 각 시기의 욕구를 적절하게 충족시키지 못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배웠다.
태어나서 18개월까지는 구강기로 입으로 리비도를 충족시키고 18개월부터 3세까지는 항문기로 리비도 충족조건이 배설과 관련된다. 어린아이들이 똥이나 오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좋아하는 이유도 항문기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 이론을 배워서인진 몰라도 '~마렵다'라는 말을 들으면 나에겐 항문기의 리비도를 충족시키지 못한 어른이 떠오른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쓰고 싶지 않달까
아재, 아싸, 선비.. 등등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부정적인 의미로 불리곤 한다.
그 이유를 생각해봤다.
같은 흐름을 함께하자는 무언의 압력이지 않을까.
어쩌면 유행의 영향을 받지 않고 부정적으로 불렸던 이런 사람들이 동조 압력을 이겨낸 용기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최신 노래만 듣다가 과거 노래를 들으면 촌스럽지만 그만의 매력이 느껴지곤 한다.
모두가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을 때 줄 이어폰을 쓰는 모습이 오히려 힙하게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때론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한결같음이 가장 개성 있는 멋을 보여주는 방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