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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슈타르솔 Feb 13. 2023

2023-02-13월요일 다이어리 일기.

상실의 아픔

주말에 2년 넘게 사귄 애인으로부터 헤어짐을 통보받았다. 회사에서 회식을 했대서 이동 중에 숙취에 좋은 음료를 찾고 같이 뭘 먹으면 좋을지 행복한 고민을 했다. 헤어짐을 천명하고 서로 껴안아주고 토닥토닥해주고 악수를 하고 애인 집의 키와 애인 명의로 만든 데이트 통장 카드까지 건네고, 나는 싸늘한 길 한 바닥에 갑자기 떨어져 내린 먼지 한톨처럼 길가에 서 있었다. 


새벽 5시, 처음 들어가본 바에서 사장님이 퇴근하실 때까지 술을 마셨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하루 종일 머리가 어지럽고 취기가 가시지 않았다. 

이별 노래를 들으면서 벽에 머리를 쿵쿵 찧어봤다가, 대상 없는 허공을 향해서 욕지거리도 배설해봤다가 

늦은 밤까지 혼자서 다 못 먹는 양의 치킨과 감자튀김을 사와서 돼지처럼 씹어삼켜도 봤다가..


그러다 아침이 되고 잠에서 깨니 몸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았다. 야식을 먹지 않는 습관을 들인 지가 한 달 정도 되었는데, 이렇게 잠들기 직전에 무언가를 먹는다는 게 힘이 부치고 컨디션에 안 좋은 일인지 미처 몰랐다.


술을 마시면서도 스스로한 다짐은 이렇다. '더 멋져지고 더 강해지자'. 그리고 나와 내 주변 사람을 보살피자.


넷플릭스의 더굿플레이스를 시즌 4까지 완주하면서 서로에게 'shirt the fork'드립을 치며 낄낄대던 가장 친한 친구중 한 명을 잃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누가 누가 더 덕후스러운지 오덕후 흉내를 내면서 장난을 치던 내 친구를.


'너는 정말 소중한 사람이고 너는 뭐든지 할 수 있어. 난 너를 믿어'라고 응원해주던 가장 가까운 지지자를 잃었다.


전화통화를 정말 싫어하는 내가 한 시간이 넘도록 수다를 떨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도록 느끼게 해준 사람이 이제 더는 '없다'는 게 아직은 믿기지가 않는다. 어젯 밤에도 전화가 혹시 올까 잠깐이지만 기대했던 내가 다 부끄럽다.


잘 추스리고 운동화 질끈 매고 건강을 위한 여정길에 다시 오르리. 그 사람의 행복과 안녕을 빌면서. 

술도 좀 줄이고 담배도 줄이고 운동도 다시 시작하고 야채도 좀 많이 먹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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