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로 살기

투고 원고의 고마움

by 황교진
원은희 님 작품 <너는 꽃>



나같이 새로 시작한 작은 출판사에 투고 원고를 보내 주시는 분이 몇 분 계셔서 참 감사하다. 개척 교회에 성도 한 분 한 분이 새로 찾아오시는 느낌이 이와 같지 않을까 싶다.


낮에 편집 업무에 집중할 시간이 모자라 투고 원고들은 오늘처럼 자정부터 새벽까지 꼼꼼히 읽고 긴 답글을 드린다. 나도 예전에 두 번째 책을 내볼까 하여 일반 메이저 출판사에 투고한 적이 있다. 반려 메일을 받을 때마다 늘 단순한 문장이 들어 있다. "저희 출판사와는 맞지 않아 안타깝게도 출간에 부정적인 말씀을 드립니다. 다음에 다른 원고로..." 이런 식의 문구다. 무엇이 맞지 않는지, 출간 가능성을 가지려면 어떤 점이 보완되어야 할지 세심하게 답변을 주는 곳은 찾기 어렵다. 그만큼 검토할 투고 원고들이 많은 메이저 출판사는 반려 메일의 폼을 정해 놓고 저자 이름만 끼어 보내는 식으로 업무할 수밖에 없다.


나를 투고한 저자 분의 입장에 세워 두고 나름대로 포인트를 잡아 답변을 드렸다. 정성 들인 원고에 검토 의견을 드린다는 것이 예의를 벗어나는 모습으로 다가서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다.


자, 이제 잠을 자야 할까. 신간 출간 일정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교정을 해야 할까.
나 같은 비흡연자는 다음 업무로 넘어가기 전에 필요한 게 커피다. 하루에 수도 없이 마시는 커피가 또 당긴다. 흡연자들 습관이 이해가 된다. 담뱃값 올랐다고 분분히 일어나는 데 반해 커피값은 싸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있어 다행이다. 맥심 가루에 물 타면 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소시오패스를 품고 낭만을 버린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