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겨울나무처럼
쌀쌀해진 날씨에 차를 몰고 어머니 병원에 왔다.
보통은 병원매점에서 치료용 의약품 사고
간병사님 식음료 사서 바로
병실에 서둘러 올라가는데...
오늘은 로비에서 부담감과 잠시 싸우고 있다.
힘들어도 피하거나 지체한 적 한 번 없는데
병실로 향해야 할 걸음이 너무나 무겁다.
좋아하는 일이 아니어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일이기 때문에
불 속이라도 뛰어들던 청춘의 때와는 다른 지금,
난 변질이 아닌 변화의 심경을 다스리며
힘없는 몸을 챙기고 있다.
이제 일어난다.
오늘은 기운이 다 빠져
짧은 글도 쓰기 힘들다.
병실 창으로 가을하늘 한번 올려다볼 것을...
고통의 삶은 내게
깊어지게 하는 약이 된다고 믿고 있지만,
때로는 울툴불퉁 어둑어둑한 감정을 다스리느라
기쁨을 소실한 채 시간을 흘려보내기도 한다.
서늘한 가을이어도 내게는
얼어붙은 동토의 계절로 보인다.
누구에게도 나눌 수 없는 아픔,
애타는 목마름으로 땅에 딛고 선
겨울나무처럼.
2017.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