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간병의 마지막 즈음

고통이 없도록 기도하는 마음

by 황교진



어머니의 신경세포 하나하나에 고통이 없도록 해달라는 기도는 사랑하기 때문에 절로 나왔다.


사랑은 구체적인 기도를 유발한다.


더위로 고생하는 시즌까지 견디고 계신 엄마 얼굴을 물수건으로 닦고 레빈튜브 고정 코 테이프와 티케뉼라 고정 목줄 등을 교체하는 소소한 케어를 마치고 기도한다.


건성건성 기도하거나 형식적인 언어가 나올 수가 없다.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절실한 기다림이 '다른 기도'를 터뜨리게 한다.


아내가 말씀 읽어드리는 시간으로 곁을 맡기고 병실 복도에 나왔다.

한 번 병원에 오면 사력을 다 쏟아놓던 지난 간호 시간들을 어색하게 회상한다.


이 낯섦의 시간이 내게 더 아픈 슬픔이기도 하고 땅의 것들을 소망하지 않게 하는 배움이기도 하다.

2017.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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