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 수 있을까, 이긴다는 건 뭘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돌봄의 마음

by 황교진

지나가는 여름처럼 이 모든 고통이 어여 지나가길 바라는데, 마음 편히 가지기 쉽지 않은 만큼 피폐함을 이겨내기 어렵다.



조금 긍정적으로 보자면 오늘 엄마 병원에 오기를 잘했다. 기저귀가 엉망이라 익숙하게 관장을 해드리고 깨끗하게 처리한 뒤 등에 흐르는 축축한 땀을 쾌적하게 바꿔드렸다. 제발 이 더운 날 와상환자 등에 비닐 기저귀 좀 대지 말았으면.



이제 나도 노안이 와서 어머니 손톱 밑살이 잘 보이지 않는다. 장기 중환자의 손톱깎기는 고도의 감각이 필요하다. 이 작은 손질에도 3D 공간 인식 능력이 섬세하게 요구되니 말이다.



어쨌든 난 여전히 공동 병실의 병원에서 간호사와 간병인이 어머니께 하지 못하고 할 수 없는 일들을 원만하게 채우고 아픔을 조금 달랜 뒤 병실을 나왔다.



면회객들도 다 빠져나간 주말의 한적한 병원 로비의 아무도 보지 않는 TV에서 견통령이라 불리는 강형욱 애견훈련사의 방송이 나오고 있다. 저 강아지들 양육과 돌봄제공자의 마음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흐르는 걸까? 가족에게 나는 어떤 존재일까? 이 시대의 현실에서 나는 슬픔과 아픔을 부여잡고 꾹 누르고 참는 생활을 다 견디고 다 이길 수는 있을까? 그리고 이긴다는 건 뭘까?

2017.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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